11일 연속으로 10.7%가량 상승세를 이어오던 국내증시가 29일 약보합세로 마감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단기간에 150포인트 가까이 오른 데에 따른 부담감으로 상승탄력 둔화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이 밖에도 미국, 중국 등 해외 증시의 하락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증시 전문가들은 상승기조에 대한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소폭 하락한 전일 증시 막판에 증권주가 고개를 들기 시작해 긍정적 투자심리가 엿보였고, 월말에 발표된 6월 산업생산, 경기종합선행지수에 대한 기대감 등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의 박승진 연구원은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 부담으로 주가는 쉬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11일 연속으로 10.7% 가량 상승한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고, 펀드 환매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주가 조정의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경제지표 개선에 대한 기대가 지속되고 있어 조정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그 이유로 "2분기 GDP가 크게 성장하는 등 상대적으로 한국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외국인에게 투자 매력도가 높아, 외국인들의 한국증시 비중확대가 이어질 가능성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 연구원은 "경제지표와 국내외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여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기업의 주식 비중 확대 기미도 보인다. 리보금리가 0.4%대까지 낮아져 기업 자금조달에도 긍정적이다"라고 전했다.
또 국내지수 반등에 공을 세웠던 미국 증시가 3일 연속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반등탄력이 약화되었고, 최근 과열 우려가 불거진 중국 주요지수가 조정을 받으면서 해외증시의 영향력이 확대된 것도 전일 증시 하락의 원인으로 꼽혔다.
전일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한 때 3,200대가 무너지면서 급락했지만 장 막판 낙폭을 줄여 3,266대로 5% 하락하면서 장을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가 5% 이상 하락한 것은 처음이며, 본격적인 반등에 나선 이후 3% 하락도 드문 경우였기에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다.
중국 증시는 최근 넘치는 유동성을 바탕으로 크게 오르면서 과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과정에 있었다. 또 중국 정부가 증시와 부동산 과열을 우려한 대책을 언급하고, 차익실현에 대한 욕구가 맞물리면서 전일 크게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은 국내기업의 수출 비중이 미국과 유럽을 합한 것만큼 클 정도로 중요한 시장이며, 최근 호전된 기업실적도 중국의 영향이 컸다는 점에서 중국 증시와 경제 움직임은 국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국 증시가 크게 상승한 데 따른 조정이 추가로 진행된다 하더라도 기존 추세를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굿모닝신한증권의 이선엽 연구원은 "일본, 유럽 증시가 중국증시에서 자유로운 상태"라며 "24일 중국 공산당과 28일 중국인민은행장의 발언에 따르면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시행하겠다는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증시의 조정이 일시적으로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겠지만, 기존의 상승 전망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재만 연구원도 "미국 실업률과 금리 상승, 중국의 조기 출구전략 실행, 국제유가 상승, 원달러환율 하락을 국내 증시의 위협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중국의 경우도 미세한 통화정책 방향 조정이 예상되긴 하지만 확대 정책 기조가 변경될 시점은 아니라고 판단된다"며 "미국 고용시장의 개선 가능성과 금리 상승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유가의 경우는 국부펀드의 규모 확대와 원자재 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향후 추가적으로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