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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째 달리는 외국인 ‘숨차지 않나?’

쉬지 않고 이어진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일시적으로 주춤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3일 11시 13분 현재 외국인은 1,948억 원 '사자' 우위를 보이며 14일째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코스피는 전일보다 4.24포인트(0.30%) 오른 1561.90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외국인 매수행진과 관련해 대신증권 이승재 애널리스트는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주식 매수가 이어지고 있지만, 매수세가 일시적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보이고 환율이 연중 저점에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헤지펀드 국내 주식시장 유입- 환율 메리트, 낮아진 변동성 등

그에 따르면 전 세계 헤지펀드 자금은 최근 2개월 연속 순유입되며,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조세회피지역의 자금이 강하게 유입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전세계 헤지펀드 자금의 절반가량이 집중된 북미지역 자금도 국내 증시에서 매수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들 헤지펀드 가운데 일부는 장기자금(연기금 등)도 포함되어 있을 수 있어 국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주식매수 배경을 국내 기업 실적 개선에 따라 낮아진 밸류에이션 매력을 꼽았다. 이어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발생한 환율 메리트 그리고 낮은 변동성을 꼽았다.

특히 그는 변동성에 주목하며 변동성이 감소하면 주식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감소하기에 해외펀드의 자급 유입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즉 변동성이 커지면 외국인은 매도에 집중하고, 변동성이 작아지면 외국인의 주식 매도도 작아지며 순매수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외국인 매수세 둔화 가능성 보여-환율 저점, 변동성 확대 가능성

하지만 최근 외국인의 매수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보인다.

우선 환율이 연중 저점을 기록해 외국인들에게 환율 메리트가 적어지고 있다. 2009년 3월 이후 외국인의 주식매수와 환율을 비교해 보면, 매수세가 둔화된 시점과 환율의 저점이 일치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변동성의 확대 가능성이 보이고 있어 외국인들의 매수세 둔화가 발생할 수 있다. 낮은 변동성은 외국인들의 주식매수를 유발했지만, 최근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변동성지수가 20% 수준까지 낮아져버린 상황에서 추가 축소보다는 확대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현재 1,228원을 기록한 환율은 연중 저점을 보이고 있어 적어도 환율 메리트 차원에서 접근한 외국인의 매수세를 크게 약화시킬 수 있다"며 "실제 코스피 변동성지수(VKOSPI)도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 매수세 둔화된다면 주의할 종목은?

이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매수세 둔화는 우선 단기자금이 집중된 종목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이 5조 원 이상의 매수를 기록한 지난 7월 순매수 상위종목을 살펴보면 시총순위보다는 거래대금 순위에 영향을 받고 있다. 즉 외국인들은 거래대금이 커서 매수와 매도(exit)가 용이한 종목을 주로 매수한 셈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시총순위에 비해 거래대금 순위가 높은 종목의 경우 최근 1주일 대차잔고 증가율도 높게 나타났다"며 "이들 종목에 대한 매도 전환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외국인이 주식매수를 한다면 이들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대차거래(잔고) 역시 감소해야 하지만 일부 증가하는 종목이 있다는 것은 외국인 내에서도 매수세와 매도세가 공존한다는 의미이기 때문.
 
즉 단기자금이 해당 종목에 집중적으로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이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