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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후반 이후 감소세를 이어왔던 선진국의 출생률이 다시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5일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의 출생률은 1.08로 조사 대상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하며 예외로 분류됐다.
펜실베니아대 인구연구센터의 사회학자 한스-피터 콜러는 24개국의 출생률과 인간개발지수(교육·소득·수명)을 30년간 조사한 결과, 1975~2005년 선진국들의 출생률은 경제성장과 반비례적으로 감소하다가 경제성장이 최고점을 찍은 시점에서 다시 증가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네이처지(誌) 최신호에 밝혔다.
이는 경제가 성장할수록 출생률은 낮아져 결국 인구가 줄어든다는 통념을 뒤집는 것이다. 콜러는 "선진화된 사회에서는 어린이들이 절실해지고, 커플들은 아이를 갖기 위해 기꺼이 희생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출생률은 1976년 1.74로 저점을 찍은 뒤 2005년 2.05로 다시 올랐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 캐나다는 '예외'로 분류됐다 이 세 국가를 제외한 모든 국가는 일정 수준의 높은 교육·소득·수명 수준이 달성되며 출생률이 증가했다. 콜러는 출생률이 증가하지 못한 국가들은 일과 가족의 균형과 양성평등을 이루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콜러는 경제성장의 중간단계에서는 양자택일적으로 아이를 포기하라는 압박이 생기지만, 사회가 진보하면 그런 이율배반적 선택이 크게 요구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출생률이 증가한 국가들도 대부분 인구보충출생률(총인구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출생률)을 넘기지는 못했다. 한국과 일본, 독일, 이탈리아는 특히 낮은 수준을 보였다. 콜러는 "인구보충출생률이 낮은 국가들이 이민을 제한하고 노동력이 적을 경우 기본유지비용에 큰 부담을 지게 돼 국가경제가 하향길을 걸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