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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구, 들쑥날쑥한 경기 일정 탓에 컨디션 악화 우려

남자농구 대표팀이 '중동 모랫바람'의 첫 관문을 넘었다.

한국은 10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제25회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선리그에서 쿠웨이트를 78-58로 크게 이겼다. 쿠웨이트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 만난 중동팀이다. 한국은 이로써 대회 4연승을 달렸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만족할 만하지 않았다.

한국은 양희종(16점·3리바운드)이 공격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했고, 강병현이 14점, 양동근이 11점 등 주전들이 고른 득점을 했다. 1쿼터만 해도 센터 하승진(4점·3리바운드)이 골밑을 든든하게 지키면서 외곽슛이 연이어 터져나왔다. 1쿼터에만 양희종과 양동근이 6개의 3점포를 합작했다.

그러나, 경기 내용을 보면 불안 요소가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다. 그동안 상대가 약체라 승패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걱정스런 부분은 분명히 있다.

한국은 지난 8일 필리핀과 10일 쿠웨이트전에서 승리를 하고도 썩 만족스런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일단 필리핀전에선 겨우 69득점에 그쳤다. 3점슛을 22개나 던졌지만 들어간 것은 4개 뿐이었다. 여전히 외곽슛 감각이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이유는 제25회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대표팀이 들쭉날쭉한 경기 일정 탓에 컨디션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10일까지 네 경기를 치렀는데 이 가운데 오전 9시 경기가 두 차례, 한 번은 오후 2시, 남은 한 차례는 오후 9시에 경기가 시작됐다.

첫 경기로 치른 일본 전이 오후 2시였고 이후 세 차례 경기는 일반적인 농구 경기가 좀처럼 열리지 않는 오전 9시, 밤 9시에 코트에 나서야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활발한 몸놀림을 보이며 21점 차 대승을 거둔 일본 전 이후로는 외곽슛 성공률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고 있다.

예선 A조에서 1위를 차지한 한국은 원래 결선리그 세 경기가 모두 오전 9시에 배정돼 있었으나 대회조직위에 항의해 11일 2차전 대만과 경기는 오후 4시, 12일 3차전 이란 전은 오후 9시로 바꿨다.

그러나 경기 시간이 들쭉날쭉해 슛 감각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은 매한가지다.

개최국 중국은 예선 세 경기를 모두 오후 7시에 치렀고 결선리그는 당초 세 경기 모두 오후 4시로 잡았다가 이마저도 모두 오후 7시로 바꿔 6경기를 연속해 같은 시간에 치르는 유리한 일정표를 받아들었다.

특히, 앞으로 한국이 상대할 팀들은 만만치 않은 팀이다. 당장 11일에는 지난 달 한국을 꺾었던 대만과 싸워야 하고 이틀 뒤에는 아시아 최고 센터로 손꼽히는 하메드 하디디가 버티고 있는 이란과 승부를 펼쳐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볼때 한국으로선 지금의 연승에 만족할 수 없다. 그 동안의 부족한 부분을 면밀히 체크하고 흔들리는 집중력을 되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