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은 긴축정책에 대한 우려로 나흘째 하락 중인 중국 증시로 인한 '차이나 쇼크'의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지난 7월부터 과도하게 풀린 대출과 이에 따른 자산 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의 버블과 긴축 가능성이 대두돼왔다.
특히 중국정부는 지난 5일 인민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서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상황에 따라 미세조정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발표 이후로 중국증시는 나흘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교보증권의 변준호 애널리스트는 11일 "중국정부의 발언은 2004년과 같은 경기조절 형태의 강력한 긴축 의지와는 차이가 있다"라며 "당시 중국 증시가 급락했던 것과 같은 차이나쇼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2004년 원자바오 총리의 긴축 발언을 했던 당시와 현재의 상황은 많이 다르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의 발언이 '확장정책에서의 미세조정을 언급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변 애널리스트는 "당시와 가장 큰 차이점은 경기 상황이다"라며 "2004년 4월 29일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가 강력한 긴축 발표를 했을 당시는 중국의 경제가 활황이었고, 지금은 경제가 위축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1999년부터 2007년까지 꾸준히 경제성장률을 높여왔고, 차이나쇼크가 발생한 2004년은 5년째 성장하던 성장의 한복판이었다. 당시는 이미 지급준비율을 올리고 신규대출을 중단하는 등 구체적인 과열 억제책이 발표됐고 긴축 발표 후 8월 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크게 위축된 상황이고 회복의 초기단계로, 경기 과열을 막을 긴축의 필요성이 높지 않은 상황이며 어떤 구체적인 억제책도 발표되지 않았다.
또 변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 우려도 크지 않아 긴축 정책의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그에 따르면 차이나 쇼크 당시 국제유가는 2년 이상 상승하면서 1990년 이래 신고가를 경신했던 물가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었다. 당시 중국의 CPI(소비자 물가지수)도 급등했고 90년대에 경험했던 물가 상승이 중국 정부에 크게 부담이 됐다.
반면 최근 국제유가가 저점대비 2배 가까이 상승했지만 당시 부담보다는 적고, CPI 역시 -1.7%로 하락 국면을 지속하고 있어 물가 우려는 크지 않다는 게 변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변 애널리스트는 "다만 중국 정부는 상반기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 및 대출을 관리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말 그대로 전체 정책에서 미세 조정의 양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변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강력한 긴축정책의 가능성이 낮은 이유로 글로벌 경제 상황과 미국과의 정책 동조화를 꼽았다.
그는 "중국이 긴축으로 돌아서기에 글로벌 상황은 아직 만만치 않다"며 "수출비중이 높은 중국은 2004년 당시 월평균 35.4%의 수출증가율을 보였지만 지금은 8개월째 마이너스 증가율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여전히 글로벌 주요국들이 금리를 동경하거나 인하하고 있는 등 불황에 대한 우려가 남은 상황에서 중국이 긴축 정책을 벌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 변 애널리스트는 "지난 7월 미중전략경제대화 이후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경기부양책을 철수하기 전에 미국의 출구전략을 기다릴 것이라고 발언했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이 내년 상반기에나 이뤄질 것으로 전망돼 중국의 긴축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