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집행유예 5년…삼성SDS 사건 ‘유죄’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SDS신주인수건사채(BW)발행 사건으로 특경가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돼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이 열린 서울고등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민보경 기자

경영권 불법 승계를 위해 삼성SDS의 신주인수권을 현저히 낮은 가격에 발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천100억원이 선고됐다.

14일 서울고법 형사4부(김창석 부장판사)는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발행 혐의 등과 관련해 기소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과 임원들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이 전 회장 등은 삼성SDS의 신주인수권을 공정한 행사가격인 1만4천230원보다 현저히 낮은 7천150원에 이재용 전무 등에게 인수토록 만들어 회사에 227억원의 손해를 가했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이어 "행사가격을 적정가치보다 훨씬 낮게 정했다 해도 위법성을 인식하기 어려웠고 삼성SDS의 BW 발행 당시 비상장법인의 공정한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을 정하는 기준이 되는 법령이나 확립된 판례 등이 존재하지 않았다"면서 "이미 피해액 및 조세포탈액 등을 납부했고 회사의 당기순이익을 크게 높이는 등 회사에 기여한 점을 고려해 형의 집행을 유예키로 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1심 판결에서는 손해액이 50억원 미만이어 공소시효가 7년이 적용되며 면소 판결이 났지만, 이번 판결에서는 손해액이 227억원이 되며 유죄가 인정됐다.

앞서 특검 측은 삼성SDS의 손해액을 1천539억원(BW 적정행사가격 5만5천원)으로 봐야한다며 징역 6년, 벌금 3천억원을 구형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