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각종 식료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가계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 진 것으로 나타났다.
엥겔계수는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엥겔계수는 19세기 독일의 통계학자 엥겔이 발명한 법칙으로, 가계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며 보통 생활수준이 낮으면 높게 나온다.
8일 한국은행 국민소득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계의 명목 소비지출액은 269조7천9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264조4천24억 원으로 2.0% 증가했다.
반면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품지출은 30조9천23억원에서 33조7천194억원으로 9.1% 늘었다.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품의 가구당 명목 지출액은 올해 상반기에 199만원으로 같은 기간에 비해 14만원이 늘어나면서 200만원에 육박했다.
이로써 전체 소비지출에서 식료품과 비주류음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2.5%로, 작년 같은 기간의 11.7%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상반기만 봤을 때 지난 2001년(12.7%) 이후 가장 높다.
이처럼 엥겔 계수가 증가한 것은 식료품의 가격이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상반기 중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품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평균 10.7%였다"라며 "이 분야의 명목지출액이 늘어난 것은 가격 상승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가격요소를 제거한 실질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품 지출액의 증가율은 지난 상반기에 -0.9%로, 이는 가계가 식료품 관련 소비를 줄였음에도 가격 급등으로 인해 지불액은 9.1% 늘었다는 의미다.
한편, 의료비지출도 크게 늘었다. 상반기 의료보건 지출액은 17조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급등했다. 이는 총 소비지출 증가폭보다 5배 많은 수치다. 이와 관련해 한은은 고령화 때문에 의료비 지출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통신비와 교통비는 감소했다. 통신비는 12조5백억원으로 2.4% 줄었다. 교통비도 5.4% 줄어들어 29조2천1백억원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