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I규제가 매섭다. 강남3구에만 적용되던 DTI규제가 7일부터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강남권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는 호가가 조정된 물건이 나오는가 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강북권, 경기권에서도 호가만 떨어지지 않았을 뿐 거래가 한산하긴 마찬가지다.
단기급등에 대한 부담감과 매수∙매도 호가 차이가 커 8월 들어 거래가 잦아들던 시장에 DTI규제가 쐐기를 박은 셈이다.
11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가 금주 서울, 수도권 매매가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서울 0.11%, 신도시 0.12%, 경기 0.08%, 인천 0.0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전주에 비해 상승폭이 둔화됐다. 재건축 역시 오름폭이 지난주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서울 재건축 변동률은 0.01%, 경기는 0.08%이다. 이 중 강동구(-0.09%)와 송파구(-0.03%)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에서는 강북권이 두각을 나타냈다. 중구가 0.65%로 상승폭이 가장 크며 이어 강북(0.27%), 강동(0.20 %), 동대문(0.16%), 동작(0.13%), 마포(0.12%), 영등포(0.12%) 순이다. 변동률만 보자면 지난주 상위권 지역에 비해 낮지만 강남권이 주춤하자 상대적으로 강북권의 오름세가 눈에 띈다.
중구는 대단지인 남산타운이 상승하면서 오름폭이 커졌다. 지난주 저가 매물이 소진되고 가격이 오른 것. 남산타운 85㎡의 시세는 3억8000만~4억5000만원으로 전주에 비해 750만원 상승했다. 강북은 2∙3억원대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2위를 차지했다. 번동 삼성 92㎡는 2억2000만~2억5000만원으로 700만원 상승했다.
동작과 마포는 중소형 아파트가 매매가 상승세를 유지시키는 데 기여를 했다. 동작구는 사당동과 대방동 중소형 아파트의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가격이 상승했으며 마포는 상암DMC개발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이어졌다. 또 모처럼 소형 주상복합 아파트의 시세가 상승해 눈길을 끈다. 주상복합인 서교동 대우미래사랑 46㎡는 시세가 1억6000만~1억7000만원으로 지난주에 비해 1000만원 상승했다.
반면 강남권은 강남 0.09%, 서초 0.07%, 송파 0.08%로 서울 평균(0.11%)에도 못 미쳤다. 강남권에서는 DTI규제가 새로울 것이 없으나 서울, 경기지역의 고가 주택시장이 얼어붙었을 경우 강남까지 파급력이 미치므로 매수세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대출규제로 인해 매수자는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것을 의식해 매수타이밍을 늦춘 반면 매도자의 경우 규제에 대한 영향이 빨리 지나갈 것을 예상하면서 숨고르기 장세를 보였다.
신도시에서는 산본(0.20%)이 가장 높은 변동률을 기록했고 이어 중동(0.19%), 평촌(0.14%), 일산(0.08%), 분당(0.06%) 순이다. 분당의 경우 판교신도시 입주를 앞두고 상승세가 한 풀 꺾인 모습이다.
경기도에서도 외곽지역이 강세다. 외곽지역은 고가아파트가 많지 않아 DTI규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곳. 하지만 이 곳 역시 시장 분위기를 타서 상승폭이 크지는 않다. 군포(0.29%), 광명(0.27%), 남양주(0.24%), 수원(0.22%), 안성(0.22%), 하남(0.19%), 구리(0.18%), 이천(0.18%) 순이다.
광명은 서울의 전세난으로 중소형 매수세가 형성되었으며 광명뉴타운 영향으로 인근 아파트의 호가가 상승했다. 철산동 주공10단지 49㎡(15평형)의 매매가는 전주에 비해 1000만원 오른 3억1000만~3억3000만원 선이다.
수원은 매탄동 주공4.5단지가 재건축 추진 동의서를 꺼내 들기 시작하면서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매탄동 주공5단지 89㎡(27평형)은 매매가 3억3000만~3억6000만원 선으로 지난주에 비해 1500만원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