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고(故)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72. 성지건설 회장)의 사인을 자살로 결론짓고 시신을 부검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유족 측의 입장을 받아들여 인도된 시신이 입관식과 합장식을 치르게 됐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5일 "검찰이 두 번의 검시를 한 결과 목을 맨 흔적이 뚜렷하고, 타살 혐의점이 없어 자살이 명백하다고 판단해 부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사건을 종결시키고 검찰 지휘에 따라 바로 시신을 유족에게 인도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현장에 외부의 침입 흔적이 없고 목격자의 진술에 비춰봤을 때도 박 전 회장이 목을 매 자살했다는 사실이 뚜렷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전 회장은 4일 오전 7시50분께 성북동 자택 안방 드레스룸 옷장 봉에 넥타이로 목을 맨 상태로 가정부 김모(63.여)씨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이후 박 전 회장을 태운 승용차는 오전 8시2분께 서울대병원에 도착, 의료진이 30여분간 심폐소생을 시도했으나 이날 오전 8시32분께 사망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자택 안방 금고에서 박 전 회장의 자필 유서를 발견했고 유서의 내용은 "회사의 부채가 너무 많아 경영이 어렵다. 채권 채무 관계를 잘 정리해 달라"는 당부와 가족을 비롯한 지인들에게 미안하다며 용서를 구하는 문장이 대부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향년 73세의 나이로 별세한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1996년부터 1998년까지 두산그룹 회장을 지냈으나 2005년 두산가의 차남 박회장은 동생 박용성 회장을 그룹회장으로 추대하는 것에 반발, 상호 비리를 폭로하는 등 이른바 ‘형제의 난’을 일으키면서 경영권에서 손을 떼게됐다. 이후 성지건설을 인수하면서 재기를 꾀했었다.
고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각계 인사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박찬법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 허창수 GS홀딩스 회장 등이 오전중 빈소를 찾았으며,오후에는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등 재계인사들이 조문했다.
이외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 이수성·이홍구 전 총리 등 정부 인사들도 조문행렬에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