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연일 하락세를 보이면서 이번 주에는 올 들어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DTI규제와 재건축 매수자 자금출처조사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는 두어 달 사이 많게는 1억원 가까이 호가를 낮춘 급매물도 등장하고 있다.
하락폭이 다를 뿐이지 일반 아파트 시장도 썰렁하긴 마찬가지다. 보금자리주택, 신규 분양 등으로 주택시장의 관심이 분산되어 기존 아파트 거래는 실종 상태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이 서울(-0.03%), 신도시(-0.02%), 경기(-0.03%) 모두 지난주에 이어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주 소폭 상승했던 인천은 제자리걸음이다.
자료=스피드뱅크 |
지역별로 보자면 강남(-0.23%), 강동(-0.29%), 송파(-0.74%), 과천(-0.24%) 주요 지역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금주 서울에서는 중랑(0.09%), 동대문(0.08%), 마포(0.06%), 용산(0.04%) 4곳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마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소형 아파트가 거래되면서 가격이 소폭 상승한 경우다.
마포는 균형발전촉진지구에 포함되지 않는 합정동 일대의 아파트가 시세를 견인했다. 한강변 다른 지역에 비해 시세가 저평가됐다는 심리와 초고층 개발 기대감 때문이다. 합정동 동원한강파크빌 115㎡의 시세는 5억~5억5000만원으로 한 주 사이 3000만원 올랐다.
반면 서초(-0.04%), 강동(-0.05%), 도봉(-0.09%), 양천(-0.10%), 송파(-0.20%), 중구(-0.48%)는 내렸다.
서초, 강동, 송파는 재건축 아파트의 약세가 주요 이유다. 더딘 재건축 사업으로 매수세가 끊긴 상태며 특히 송파구는 가락시영 재건축이 발목을 잡히면서 주변 재건축 시장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서초동 삼익건설 152㎡ 형은 시세가 9억8000만~11억5000만원으로 전 주에 비해 2500만원 내렸으며 송파구 신천동 장미1차 128㎡형이 10억5000만~11억5000만원으로 2000만원 하락했다.
8월 말까지도 상승세가 이어지던 강동구 역시 급매물이 하나, 둘씩 나오는 분위기다. 상일동 고덕주공 5단지 89㎡ 형은 8억~8억3000만원으로 지난주에 비해 1000만원 내렸다.
학군수요로 전세시장만 뜨거운 양천구가 중대형 주상복합을 중심으로 호가가 조정됐다. 목동 롯데캐슬위너 135㎡의 매매가는 9억~9억8000만원으로 2000만원 하락했다.
경기도는 유일하게 구리만 상승했고 나머지 지역은 보합 내지는 내림세를 나타냈다. 구리는 보금자리주택과 겹치지 않는 중대형 아파트가 거래되면서 올랐다. 토평동 삼성래미안 149㎡형이 6억3000만~7억2000만원으로 지난주에 비해 1500만원 상승했다.
자료=스피드뱅크 |
광명과 남양주는 대출규제로 매수세가 얼어붙은 가운데 신규입주 단지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광명은 철산동, 하안동의 재건축 대단지와 소하택지지구 입주 영향으로, 남양주는 진접지구 신규 대단위 아파트가 입주를 한다. 특히 남양주는 2차 보금자리주택 발표 이후 분양에 관심을 기울이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좀처럼 상승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철산동 주공7단지 62㎡는 4억3000만~4억7000만원으로 전주대비 500만원 내렸고 남양주는 퇴계원면 강남건영1단지 148㎡의 매매가 3억4000만~3억7000만원으로 500만원 하락했다.
인천도 시장 분위기를 피하지 못했다. 급매물 위주로 간간이 거래됐던 과거와 달리 대출규제 영향으로 조용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