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과 맺은 자구계획 약정시한을 앞두고 동부그룹이 연말까지 9000억원의 재원마련 마무리 작업에 착수했다.
동부그룹 측은 14일 "김준기 회장이 약속한 사재 출연액 가운데 나머지 2000억원이 연내 출연될 것"이라고 밝혔다.
동부는 채권단과 맺은 약정에 따라 연말까지 9000억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그동안 부동산 매각과 김 회장의 1차 출연(1500억원), 오는 23일로 예정된 기존 보유주식 매각방식의 일반 공모 등을 통해 모두 7023억원을 확보하게 된다.
나머지 20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현재 김 회장의 연내 추가 출연이 추진되고 동부하이텍이 보유했던 유화공장 등 부동산 매각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김 회장은 동부하이텍이 100% 지분을 가진 동부메탈을 산업은행에 매각하는 협상이 가격문제로 성사되지 못하자 지난달 35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해 동부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한 뒤 이 회사를 통해 동부메탈 지분 50%를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500억원은 일단 동부인베스트먼트가 동부하이텍이 보유한 동부메탈 주식 900만주를 담보로 잡고 빌려주는 형식으로 일단 투입됐다. 추후 차입계약을 매각계약으로 대체한다는 게 동부 측 계획이다.
만약 김 회장의 추가 출연이 계획대로 이뤄지면 김 회장 1인 주주 회사인 동부인베스트먼트는 오는 23일 일반공모와 우리사주 방식으로 매각될 주식보다 비싼 가격에 동부메탈 주식을 인수하는 셈이 된다.
일반공모 가격이 주당 1만9200원이나 3500억원이 모두 동부메탈 주식을 인수하는 데 쓰이면 주당 인수가격이 2만3333원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채권단과 증권가에서는 현재까지는 동부의 자구계획 이행이 외관상 순조롭기는 하지만 부동산 매각시기 등에 따라 약정의 실질적 이행시점이 다소 유동적일 수도 있다고 관망하고 있다.
한편 동부 측은 "김 회장이 지불할 주당 가격이나 출연방식에 대해서는 현재 사내에서 다양한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며 "김 회장은 일반 공모가보다 비싼 값에 주식을 인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