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주한 외국경제인들이 본 한국은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주한 외국기업 임직원들의 눈에 비친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최근 KOTRA는 주한 외국경제인들과 심층인터뷰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여러 분야에서 다년간 한국을 경험한 외국기업 임직원들이 지적하는 한국의 장단점을 살펴본다.

인터뷰에는 ▲라파즈석고보드코리아 올리비에 길뤼 사장 ▲아주야마이찌전기공업 하야사카 요시오 부사장 ▲솔라월드코리아 요르그 와버르 CEO ▲(주)린데코리아 브렛 킴버 사장 ▲보잉코리아 윌리엄 오벌린 사장 ▲도란캐피털파트너스 피에트로 도란 회장 ▲맥쿼리그룹 존워커 회장 ▲보잉코리아 윌리엄 오벌린 사장 ▲아반스트레이트코리아 마키노준 사장 등 15명이 참가했다.

◆한국의 생활여건은?
한국의 대중교통은 매우 발달되어 있고 저렴해서 생활비 절약에 큰 도움이 된다. 통신시설도 우수해서 해외로의 커뮤니케이션이 쉽다. 영어, 일어, 중국어로 되어 있는 안내표지도 한국 생활의 불편을 줄여준다. 환경도 위생적이고 의료서비스의 질도 높다. 특히 밤에 여성이 혼자 다녀도 좋을 정도로 안전한 사회이다. 한국 사람들은 친절하고 협조적이어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고, 서비스 정신이 우수하고 무슨 일이든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은 큰 장점이다.

하지만 보도가 평탄하지 않고 도로 공사 현장의 안전 확보가 미흡하여 위험을 느낄 때가 있다. 교통체증도 심하다.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고, 금융 서비스는 매우 불편한 수준이다. 서울과는 달리 지방에는 편의시설과 안내표지가 부족하다. 공공장소에서 크게 통화하는 것이 귀에 거슬리고, 체면을 중시하고 위계질서가 강한 문화, 아직까지 존재하는 외국인에 대한 편견은 불편한 점들이다.

◆한국의 시장여건은?
한국인의 노동력 수준은 매우 높고 직업윤리 의식도 흠잡을 데 없다. 소비성향이 강한 풍부한 구매층을 가진 내수시장은 매력적이다. 세련되고 합리적인 소비자를 가진 한국에서 성공하면 다른 나라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 일종의 테스트 마켓인 셈이다. 반도체, 핸드폰, LCD 액정, 자동차 등의 분야에 존재하는 세계적인 기업들로 인해 산업전반이 고루 발달되어 있고, 이것이 한국에서의 사업에 수익성과 성장성을 가져다준다. 중앙 정부나 지방 정부의 협조적이고 개방적인 태도, 그리고 안정된 정치 사회구조는 다른 나라와 비교되는 큰 장점이다.

하지만 노동시장이 경직되어 있고 인건비가 높은 편이다. 인력이 서울로만 집중하고 있어 지방에서의 인력 확보가 쉽지 않다. 국제기준과 상이한 한국식 기준에 모든 제품을 맞추느라 비용이 많이 든다. 자금을 해외로 보낼 때 거치는 제도가 많고, 수도권을 벗어난 지역에 투자할 때 은행들이 자금지원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공무원들의 잦은 인사이동과 언어능력 부족도 업무에 장애가 된다. 기업 내 위계질서가 너무 강한 것도 외국인으로서 적응이 어려운 부분이다.
 
◆한국의 미래전망은?
한국은 이미 경제 강국이다. 세계경제가 회복되면 한국의 내수는 물론 수출도 크게 증가할 것이다. 이는 또 더 많은 외국인 투자를 불러들일 것이다. 인재와 기술이 있고 외국기업에 협조적인 한국은 중국, 일본, 미국, CIS 지역 등 전 세계로 통하는 지리적 강점 때문에 미래의 거점 국가 역할을 할 것이다. 하지만 대량생산을 위해 중국으로 진출하는 외국기업이 늘고 있고, 인구 감소로 노동력과 내수시장이 감소하게 될 위험에는 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