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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개혁파 수장 몬타제리 타계

이란 개혁파 수장이자 고위성직자 중 한 명인 아야톨랴 호세인 알리 몬타제리가 사망했다.

BBC는 주요외신은 20일(현지시간) 아야톨랴 몬타제리가 향년 87세로 19일 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시아파 이슬람의 존경받은 고위성직자인 몬타제리는 이란 야권의 정신적 지주로서, 지난 6월 대선 이후 선거부정을 둘러싼 반정부시위 과정에서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와 대통령 아마디네자드를 맹렬히 비난하기도 했다. 최근 이란 국민들 사이에서는 만약 새로운 개혁파 정권이 집권한다면, 몬타제리가 최고 지도자에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이날 이란 국영 이르나(IRNA) 통신도 호세인 알리 몬타제리가 19일 밤 자신의 집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고, 몬타제리의 아들도 아버지가 '자연사'했다고 확인했다.

몬타제리는 1979년 이란 혁명 후 아야톨랴 루흘라 호메니이 최고지도자를 이을 후계자로 지목됐으나, 1989년 지금의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에 의해 권좌에서 밀렸다. 1997년 몬타제리는 권력이 최고 지도자 한 사람에게 집중돼 있는 이란의 신정체제에 문제를 제기하다가 자신의 종교학교가 폐쇄당하고, 이후 6년간 가택연금을 당하기도 했다.

한편, AP, AFP 통신 등은 곳곳에서 조문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 당국은 야권이 몬타제리의 타계를 계기로 또 다시 반정부 시위를 벌일 것을 대비해 전투경찰을 투입하면서 긴장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21일 장례식이 치러지는 콤 지역에는 수천명이 모여들고 있으며, 테헤란 대학에서도 학생들이 코란을 암송하며 애도하고 있다. 또 몬타제리의 고향인 나자파바드에서도 거리마다 상점들이 문을 닫은 가운데 수백명이 도로로 몰려 나왔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진보 성향 웹사이트인 '자라스'는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와 메흐디 카루비 전 의회 의장이 공동성명을 통해 21일을 국장(國葬)을 치르는 날로 선포하고 지지자들이 장례식에 참석해줄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은 20일 이란 당국은 조문 행렬이 반정부 시위로 돌변할 것에 대비해 콤 지역에 진압 경찰을 파견하는 등 긴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