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이례적으로 미국 주재일본대사를 불러 후텐마(普天間) 미군비행장 이전과 관련한 기존 미·일 합의를 준수하도록 촉구했다.
22일 일본 NHK방송은 클린턴 국무장관은 21일(미국시간) 후지사키 이치로(藤崎一郞) 대사를 불러 약 15분간 회담했다며 이 같이 보도 했다. 일본 언론은 미국 정부가 폭설의 영향으로 업무를 실시하지 않았지만 이 가운데 대사를 호출했다며, 이를 이례적인 일로 보고 있다.
NHK방송은 클린턴 장관과 후지사키 대사의 대화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오키나와(沖繩)현 후텐마 기지를 나고(名護)시로 이전하기로 한 기존 합의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조기 결정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후지사키 대사는 "일·미 관계 전반에 대한 클린턴 장관의 생각이 전해졌다"며 "후텐마 기지의 이전은 현재의 일·미 합의에 근거해 실시해야 한다는 미국 정부의 기존 입장에 특별한 변화는 없었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일본 정부가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 결정을 내년으로 넘긴 데 대해 유감을 표했으며,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양국 관계가 어려워 질 것이라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과 일본 정부는 2014년까지 후텐마 비행장을 오키나와현 나고시에 있는 주일미군 슈와브 기지로 옮기기로 합의한 바 있으나, 올해 새로 출범한 하토야마 정권은 결론을 미루기로 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일본 측이 추진했던 지난 18일 코펜하겐에서의 미·일 정상회담을 거부하는 등 강하게 반발해 양국 관계가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