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금융위기 여파로 매우 혼란스러운 한 해였다. 올 상반기에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큰 폭 상승세를 보였다가 하반기에는 DTI 규제 영향 등으로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혼란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부동산 시장이 내년에는 어떻게 될까.
내집마련정보사 양지영 팀장은 “내년 주택 시장은 올 12월부터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내년 초에는 국지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최근 1~2년 동안 이어져 온 신규 공급 물량 부족, 선거와 집값 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이 작용하면서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 매매시장-국지적 상승세로 회복단계 머물 듯
내년 주택시장은 바닥을 지나 상승세로 본격 진입하는 등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DTI 규제 효력 상실, 지방 선거에 대한 기대감, 방학이사철, 신규공급부족 등의 영향으로 매도자뿐만 아니라 매수자들의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거래가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강남권은 올 하반기 동안 DTI 영향으로 집값이 많이 내려간 만큼 강북 간의 격차가 좁아졌고, 또한 전세금이 크게 상승하면서 전세금과도 격차가 좁아 매수자들의 움직임이 진행되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시장에는 지난해 금융위기의 불안 여파가 여전히 내재해 있어 전반적인 상승세도, 과거와 같은 폭등세가 아닌 국지적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전통적인 ‘블루칩’과 대형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에만 수요가 몰릴 수 있다. 지방은 당분간은 시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양극화 현상은 수도권과 지방에서도 인구 유입, 개발 호재 등의 요인에 따라 양극화가 나타날 것이다.
내려간 가격 회복 기대감도 살아날 것이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아파트가 안전진단 시행으로 사업진행에 탄력을 받으면서 가격 상승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전세시장-고교선택제, 입주물량 부족 등으로 강남권 전세금 폭등 우려
전세시장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내년에는 여전히 전세 공급 물량은 부족한 데 비해 1인 가구 증가, 재개발 등에 따른 이주 수요 증가 등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세금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학군 프리미엄을 악화시킬 것으로 기대 모았던 고교선택제 시행으로 강남구 등 학군이 우수한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금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강북지역은 재개발 등으로 이주 수요가 증가하지만 반면 내년 입주 물량도 강북과 경기 북부에 집중돼 있어 전세금 상승에 큰 영향은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입주 물량도 큰 변수로 작용한다.
내년 입주 물량은 올 입주 물량보다 많은 30만 가구다. 하지만 강남권은 올해 입주물량보다 7천여 가구보다 적은 3천여 가구만 입주할 예정으로 입주물량 감소와 학군 등의 요인이 맞물리면서 전세금이 올랐다.
반면, 입주물량이 집중된 경기 북부와 경기남부 등은 전세금이 약세를 보이는 등 전세금 움직임은 지역별 양극화가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
◇분양시장-지역별로 쏠림현상 심화
건설업체들이 양도세 감면 혜택 기간인 내년 2월 11일까지 밀어내기 식 분양을 나서면서 공급 물량이 내년 초까지 상당히 늘어난다.
특히 내년에는 광교신도시 물량이 올해에 이어 계속 나오고, 시범지구보다 입지여건이 뛰어난 2차 보금자리주택 물량도 나오며, 내년에 처음 분양되는 신도시 중 최고 입지로 꼽히는 위례신도시 등 최강의 분양 물량이 나올 예정이다.
따라서 내년에는 입지, 브랜드, 규모별 등에 따라 양극화가 더욱 심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약가점이 다소 높다고 한다면 광교신도시, 위례신도시 그리고 2차 보금자리주택을 적극적으로 노려볼 필요가 있다.
광교신도시는 국내 최초의 명품 신도시로 개발이 되는데다 서울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고 분양가도 저렴하다.
◇2010년 주택 시장 변수-지방선거, 수급불균형, 금리 등
내년 주택시장의 변수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주택 가격 상승을 이끌 변수로는 지방선거, 수급불균형 등이 있고, 반면 가격 하락을 이끌 변수로는 금리상승, 추가적인 규제책 등이다.
보금자리주택 등을 기대하는 대기수요가 많고 재개발·재건축사업으로 이주 가구 수도 크게 늘어난다.
반면 입주 물량과 신규 분양 물량도 적다. 아해트 입주물량은 올해보다 6.5% 증가한 30만 가구에 이르겠지만 2000~2008년 평균 연간 입주물량인 32만 가구보다 적은 수준이어서 지역이나 주택 규모별로 수급 불안정이 계속될 것이다.
내년에는 금리가 오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리상승은 곧 대출 부담으로 이어져 시장 전망도 불투명하다. 앞으로 시세 상승 여력이 있는 부동산일지라도 매물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추가적인 규제책이 나오면 주택 가격은 기대감이 다시 한번 크게 떨어지면서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올 하반기 집값 하락은 지난 9월에 나온 DTI규제 영향이 매우 크다. DTI 규제가 제2금융권까지 확대되면서 주택시장으로 흘러들어온 돈줄을 조였고, 이는 곧 거래시장을 멈추게 하면서 집값 하락을 부추겼다. 시장에 불안 심리가 여전히 내재해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규제책이 나오게 되면 집값은 지금보다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