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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자금, 아프리카로 몰려

중국은행들이 아프리카에 자금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9조달러의 자본을 보유한 중국의 은행들이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대출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0년간 정부 대 정부로 자금 지원을 펼쳐왔으나, 현재는 중국의 국영 은행이나 투자사들이 직접 아프리카 업체들과 접촉하는 방식으로 투자 규모가 늘어나게 됐다.

중국 최대 국영은행인 공상은행(ICBC)은 지난해 남아프리카 스탠더드 뱅크의 지분 20%(55억 달러 상당)를 사들였고, 지난 5월에는 두 은행이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16억 달러 규모의 발전소 프로젝트에 대한 입찰을 따내며, 공동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지난 22일 공상은행의 장 지안칭 회장은 중국이 2조300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은행권을 지원하는데 써야한다고 주장, 중국은행들이 기업들의 해외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중국 2위 은행인 중국개발은행(CDB)이남아공 최대 개발금융기관인 산업개발공사(IDC)에게 1억 달러에 달하는 신용한도를 제공했다. 개발은행은 지난달 이집트 카이로에 첫 지점을 개설하기도 했다.

중국은행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아프리카 공략에 나서면서 중국과 아프리카 교역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교역액은 995년 40억 달러에서 지난해 1천70억 달러로 증가했다. 중국은 2006년 설립한 중·아프리카발전기금(CADF)을 통해 아프리카 투자액을 50달러까지 늘일 방침이다.

그러나 록펠러 재단이나 세계은행은 중국과 아프리카의 거래가 투명성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중국 업체들이 아프리카의 대형 프로젝트를 따는 일이 많지만 협상과정에서의 정보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실제 나미비아 정부는 올해 초 뇌물제공 혐의로 중국국영기업인 누크테크(Nuctech)의 전 회장이자 후진타오 총리의 아들인 후 하이펑을 조사하기도 했다. 나미비아 정부는 아직까지 후하이펑의 구체적인 혐의를 밝히지 못한 상태다.

또 일각에서는 아프리카에 주국 자금이 몰리면서 아프리카 현지 업체들의 시장 입지가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세계은행은 아프리카 각국이 도로, 상수도, 발전, 통신 등 사회간접자본을 확충, 선진국의 인프라를 따라잡으려면 향후 10년간 930억 달러의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잭 마리 스탠더드 뱅크 최고경영자는 "아프리카 대륙에는 엄청난 자금 수요가 있다"며 "자금 지원은 많을수록, 저렴할수록 좋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