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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내년 美시장 고비

현대자동차가 올해 미국시장에서 경기침체기에 다른 자동차업체들과 달리 판매를 늘리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승자로 떠올랐지만 내년에는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현대차는 1~11월 미국 시장에서 40만1267대의 자동차를 판매하며 전년동기보다 6.2% 늘어났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의 전체 자동차 판매가 24% 급감했다는 점에서 더욱 돋보이는 성과다.


또 미국 시장 점유율면에서는 현대차가 4.3%를 달성하며 전년동기보다 1.2%포인트 늘었다.

 

현대차는 이를 두고 "자동차 산업이 절약을 상징하는 '뉴 노멀'로 들어섰다"는 평가를 내렸다. 현대차의 지난 10년간에 걸친 눈부신 신차 품질 개선도 점유율 향상의 일등 공신이었다.


이와 관련 WSJ은 미국 정부가 한시적으로 도입한 고물차보상프로그램이 연비가 좋은 현대차의 매출 증가에 큰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의 보조금 혜택이 실시됐던 지난 8월 현대차 판매는 47%나 급증한 바 있다. WSJ는 현대차의 초기 모델들이 질과 신뢰도 측면에서 과거에 좋은 평판을 얻진못했다며 그러나 현대는 차의 질을 개선했고, 10년이라는 장기 품질보증 기간을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또 현대는 가죽으로 된 시트와 최고급의 음향기기, 부가적인 에어백 등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며 차 가격도 도요타와 혼다의 경쟁 모델들과 비교해 싸다고 분석했다. 반면, 현대차가 올해 일회성 요인의 혜택을 입었던 만큼 현대차의 판매 증가와 점유율 상승 기조가 지속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WSJ는 평가했다.

 

WSJ는 이제 중고차 현금보상제가 종료되고 경기하강도 완화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차가 올해 같은 급성장세와 시장 점유율 상승을 지속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WSJ는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 신청은 이들의 많은 고객을 현대차를 포함한 다른 자동차업체로 눈길을 돌리게 했지만 이제 GM과 크라이슬러는 훨씬 안정된 것으로 보이고 내년에는 잃었던 점유율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현대차가 일본 차들과 경쟁하기 위해 자동차의 품질 개선은 물론 가장 오랜 보증기간을 내세우거나 고급 사양을 늘렸고, 미국 내 자체 생산공장 역시 건설하며 노력을 지속해왔지만 여전히 도전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WSJ은 무엇보다 현대차의 중고차 가치가 일본 경쟁업체들에 비해 크게 뒤쳐지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오토모티브리스가이드에 따르면 2010년 현대차의 3년후 잔존가치는 43.2%에 불과해 혼다의 52.3%나 닛산의 49.5%, 토요타의 49.4%에 크게 뒤쳐질 것으로 예상됐다.

 

WSJ는 또 현대차의 낮은 중고차 가치는 경쟁업체에 비해 렌터카 업체나 대형 고객들에게 대량으로 차를 판매하는 것에 더 의존하고 있는 것에서 비롯된다며 이 역시 현대차가 직면한 문제로 평가했다.현대차의 렌탈회사 판매 비중이 높은 것도 이러한 중고차 잔존가치에 영향을 미친다.

 

46% 급증한 8월 현대차 판매량의 30%가 이러한 렌탈회사 판매로 집계된 것은 우려를 더한다.
현대차 관계자도 올해 렌털회사 매출 비중이 소폭 높아졌다는 것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