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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 예멘 대사관 폐쇄

중동에 위치한 예멘이 알카에다의 새로운 근거지로 떠오른 가운데, 예멘 주재 미국 및 영국 대사관이 3일 잇따라 잠정 폐쇄됐다.

예멘의 수도인 사나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날 알카에다의 테러 위협으로 대사관 업무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대사관 업무를 언제 재개할지 밝히지 않았다.

미 백악관 대테러 위원장 존 브레넌은 이날 TV 방송에 출연해 알카에다가 예멘 수도 사다를 공격하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대사관 폐쇄를 알렸다. 알카에다의 공격이 미국 대사관 또는 미국인을 겨냥했다는 설명이다.

브레넌 위원장은 CNN 방송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알카에다가 사나의 목표물을 타격하려 준비하는 움직임을 파악했다"며 "미국 정부가 사나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들의 생명을 놓고 위험을 무릅쓰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예멘 정부가 이번 테러위협을 잘 처리할 수 있을 때까지 미국인과 서방인에 대한 위협상황이 완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대사관 폐쇄한 날 영국 외무부 대변인도 사나 주재 자국 대사관이 안전상 이유 때문에 잠정폐쇄됐다고 전했다. 대변인은 4일 대사관의 업무재개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과 영국 대사관 주변 도로에는 무장한 경찰 차량들이 순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부 바크르 예멘 외무장관은 지난달 29일 예멘이 알카에다의 중요한 근거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알카에다 예멘 지부는 지난달 25일 미국행 비행기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기도를 자신들이 계획한 것이라고 자처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미군이 예멘의 알카에다 조직을 겨냥해 무력을 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브레넌 위원장은 미군을 예멘에 투입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현재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예멘 정부가 알카에다 소탕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고 우리는 예멘 정부에 필요한 것을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브라운 영국 총리는 일단 예멘 경찰과 해안경비대를 지원하는 데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