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생산지표가 3년여만에 최고 증가율을 보인데 비해 경공업과 중소기업의 회복속도는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위기를 딛고 일어서는 회복력에 있어서 중화학공업과 경공업 간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공업의 생산은 전년 같은 달보다 21.5% 증가한데 반해 경공업은 4.4% 늘어난 데 불과했다.
또 중화학공업 생산은 근 6년만에 대기업은 9년여만에 최고 증가율을 보인 경공업과 중소기업은 마이너스와 플러스를 오가며 불안한 모습이다.
◇중공업 생산증가율 경공업 5배 달해
지난해 중공업 생산은 2004년 2월(22.1%) 이후 6여년만에 최대폭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이는 경공업에 비해 4.9배나 높은 수치였다. 경공업은 제조업 전체(18.6%)의 4분의 1수준인 4.4%에 그쳤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점은 이런 상황이 11월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란 것이다. 중공업과 경공업은 2008년 10월 나란히 마이너스의 늪에 빠졌지만 중공업이 플러스로 전환된 시기도 빨랐고 증가세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실제 중공업은 지난해 7월(2.3%)에 플러스로 올라선 이후 5개월 연속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경공업은 11개월간의 뒷걸음을 거쳐 지난해 9월(12.4%) 플러스로 전환됐지만 10월(-7.1%)에 다시 물러나는 불안한 추세를 보였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자동차·트레일러 제조업(14.9%), 1차금속 제조업(16.6%), 화학제품제조업(28.0%) 등이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 71 품목을 나타내는 ICT지수는 지난해 11월 45.8% 증가하면서 관련 통계를 낸 2005년 이후 최고치(2006년 36.0%)를 기록하면서 중공업의 생산력 향상을 이끌었다.
이 가운데 반도체제조업은 한때 -50%에 육박하는 등 2008년 9월부터 9개월에 걸친 혹독한 침체를 겪은 뒤 지난해 6월(1.8%) 플러스로 전환된 뒤 빠른 회복세를 탔다. 8~9월에 20%대, 10월에는 30%대를 거쳐 11월에는 무려 71.5%나 증가했다. 영상.음향기기 제조업과 컴퓨터.주변장치 제조업도 11월에 40%를 웃돌았다.
반면 경공업 생산은 초라한 성적표를 던졌다.
가죽·가방·신발제조업의 생산은 지난해 11월 9.1% 줄면서 13개월째 감소세를 보였고 음료제조업도 9.6%, 특히 알코올음료제조업은 11.1% 줄면서 두자릿수 감소율을 나타냈다.
◇中企 생산현장 아직 겨울..대기업의 3분의1
중공업의 상당 부분이 대기업의 영역이고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경공업에 종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보니 기업규모별로도 회복 속도에 큰 차이가 나고 있다.
작년 11월 대기업 생산은 23.5% 늘면서 6개월간 증가세를 이어갔다.
대기업은 생산지수로 봐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뛰어넘어 역대 최고치를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중소기업 생산은 7.3% 증가에 그쳤다. 대기업 증가폭의 3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대기업에 마이너스에 머문 기간이 작년 10월부터 8개월이었지만 중소기업은 11개월이나 됐다. 그나마 작년 9월(7.5%)에 플러스로 올라섰다가 10월(-7.6%)에 다시 마이너스로 주저앉기도 했다.
앞으로 증가세를 타겠지만 속도는 대기업에 비해 여전히 뒤처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