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회담 형식이 미국의 결정에 달려있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김영재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는 12일 러시아 관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평화협정 회담은 6자회담 내에서 혹은 그것과 별개로 열릴 수 있다"며 "우리는 미국에 평화회담 형식에 대해 결정하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김 대사의 발언은 지난달 평양에서 열린 북·미 양자회담에서 평화협정 회담과 관련해 논의가 있었음을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방북했던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6자 회담 재개 시 남·북·미·중 4자 대화를 별도로 진행, 평화 협정 등을 논의하기로 공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김 대사는 "6자 회담은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가 풀리면 내일이라도 재개될 수 있다"며 6자 회담을 위해서는 대북 제재 해제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기존 북한의 주장을 거듭했다.
이와 관련,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대사도 이날 AP, DPA 통신 등 일부 외신들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제재는 북미간 불신의 상징"이라고 말하며, 6자회담 복귀 조건으로 제재 해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북한은 11일 외무성의 성명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가 정상화되려면 북·미 간 신뢰가 조성돼야 하며, 그것을 위해서는 평화협정부터 체결돼야 한다"며 한국 전쟁 정전협정 당사국에게 평화협정 회담을 제안했다.
우리 정부는 이번 북한의 제안을 비핵화 논의를 지연시키거나 초점을 흐리려는 것으로 풀이했다. 이에 정부는 외무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9.19 공동성명에 명기된 대로 직접 관련 당사국들이 적절한 별도 포럼에서 평화체제 협상을 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