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인도 국빈 방문 이틀째인 25일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관계증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에 따라 군사·외교분야뿐 아니라 원자력, 방산, 정보·통신(IT) 등을 비롯한 경제분야 까지 외연이 확대된다.
이날 양국정상은 지난 2004년 체결된 '장기적 협력 동반자관계'에서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양국 관계를 격상시키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2억 달러 규모였던 양국 교역액을 2014년까지 300억 달러로 늘리는 등 경제·통상 협력을 확대하고, 정치·안보, 과학·기술, 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관계를 강화하는 공동성명도 채택했다.
특히 이 대통령과 싱 총리는 한국기업들이 인도 원자력발전소 시장에 진출하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양국간 원자력협정체결 협상을 개시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인도는 원전 17기를 보유하고 있고 6기를 건설 중이며, 2020년까지 20기를 추가 건설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내가 (현대건설 근무 시절) 우리나라 최초의 원전을 책임지고 건설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한국 원전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자신한다"고 밝혔고, 싱 총리는 "한·인도 정부 간 원자력 협정 체결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포스코가 인도 국영석유공사(ONGC)로부터 수주한 오리사주(州) 일관제철소 건설을 촉진하기 위해 인·허가 절차를 신속히 밟아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 프로젝트가 원활히 이행되면 오릿사주가 거대한 산업도시로 재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싱 총리는 "포스코 프로젝트가 잘 이뤄지도록 꼭 챙기겠다"고 답했다. 두 정상은 또 구자라트주에 들어설 100만평 규모의 한국산업단지 건설 프로젝트를 가속화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IT분야 협력 강화를 위해 양측이 각각 250만 달러를 투자, 소프트웨어 협력 재단을 만들기로 했다. 이 재단을 통해 인력교류와 공동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하며, 인도의 컴퓨터 전문가, 엔지니어, 영어보조교사 등이 한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이밖에 삼성전자의 와이브로 협력 확대, 해운 확대, 시중은행 확대, 이중과세방지 협력 개정 등 인도 진출 한국 기업으로부터 요청받은 민원을 이번 정상회담에서 적극적으로 꺼내 싱 총리로 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양국 외교차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외교안보대화를 신설키로 했고, 방산군수공동위원회를 열어 군사 장비의 생산과 연구개발에서의 공동합작협력도 추진하기로 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