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개막한 다보스포럼에서 첫날부터 금융개혁 문제를 놓고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조과 과잉규제는 안 된다는 쪽으로 갈라져 격론이 벌어졌다.
이날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 지도자들과 일부 경제학자들은 좀더 급진적이고 구조적인 금융권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대형은행 최고 경영자등 금융업계 수장들은 규제는 해법이 아니며 오히려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반박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은행가의 임무는 투기가 아니라 신용위험을 분석하고 채무자들의 상환능력 평가와 경제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것"이라며 최근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이윤 추구와 보너스 지급을 지속하고 있는 금융게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다보스포럼의 첫날 첫 토론에서 "은행규제에 관한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은 궁극적으로 옳은 방향으로 가는 것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라며 오히려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분리 등 추가 조치까지 제안했다.
전설적인 투자자이자 조지 소로스도 오바마 대통령의 규제 개혁에 저항하며 금융개혁의 요청에도 묵묵부답인 은행권을 비판하면서 "예전 시스템은 이미 망가졌다"며 "국제 금융 시스템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글로벌 규제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기적으로는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다각적인 금융개혁 압박에 대해 세계 금융업계를 주도하는 대형은행의 수장들은 한 목소리로 반발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영국은행 로이드 뱅킹그룹의 피터 레빈 회장은 "더 이상의 규제는 안된다"고 말했고, 영국 스탠다드 차터드 은행의 피터 샌즈 CEO는 "이미 은행산업이 정부의 규제와 감독으로 인인 근본적으로 변화됐다"면서 이런 조치가 경제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또한 독일 도이체방크의 요제프 아커만 회장은 "정부의 과도한 규제는 모두를 패자로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오는 31일 열리는 이번 다보스포럼에는 90여 개국 2500여명의 정부 및 시민사회, 학계, 언론 대표들이 참여해 세계적 현안에 대한 다양한 토론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