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통의 땅 아이티에서 눈물로 기도합니다. 우리들에게 이들의 아픔을 감싸줄 수 있는 마음을 달라고 기도합니다. 거리마다 절규하는 아이티의 국민들, 온가족이 매몰됐거나 자식이 매몰되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체념과 무관심에 빠져있습니다"
아이티 구호활동을 위해 떠난 '함께하는 사랑밭 긴급구호팀' 방정환 국장이 세상의 무관심 속에 사라져가는 아이티인들의 절규와 슬픔을 접하고 눈물로 쓴 편지다.
그는 사랑밭 긴급구호팀(함께하는 사랑밭, 월드쉐어, 사랑밭 새벽편지 연합팀)을 이끌고 지난 30일 아이티 지역 내 임시보호소(콩코르 교회)에서 도미니카공화국 종교단체 소속 의료팀과 함께 긴급의료지원과 방역에 들어갔다.
자원봉사자 10여명이 주축이 된 사랑밭 긴급구호팀은 치료를 받으러 온 환우에게 약을 나눠주거나 환부를 소독하는 일을 도왔고, 연막소독기와 분무소독기를 들어 지진으로 무너진 마을을 돌아다니며 방역을 실시했다.
현지 의료진에 따르면 주민들 가운데는 생명에 위협이 있거나 손발을 절단해야 할 정도로 상처 부위가 심각한 사람들이 즐비했고, 탈진 상태로 찾아오는 여성과 어린이들도 다수였다고 한다.
사랑밭 긴급구호팀은 이날 아침 7시부터 꼬박 12시간 동안 500여명의 환자들을 돌보았다.
자원봉사자 최정혜(27, 여)씨는 "아이티 어린이들의 신음소리가 귓가에서 떠나질 않는다"며 "한 아이의 생명을 지켜줄 수만 있어도 내 몸 하나 힘든 건 큰 문제가 안된다"고 전했다.
사랑밭 긴급구호팀은 2월 2일까지 콩코르 교회에 마련한 '희망의 교실'과 대통령궁 앞 광장에 있는 피난민촌을 거점으로 갈 곳 없는 아이들의 치료와 아이티 무료급식(피난민 400~500명), 긴급방역을 실시할 계획이다.
방정환 국장은 "슬픔 속에 빠져있는 아이티인들이 사랑밭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와 사랑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며 "비상식량과 의약품이 부족하지 않도록 더 많은 관심과 후원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사랑밭은 기적적으로 생존한 아이티 피난민들에게 구호물품을 배분하고 뜨거운 사랑을 나눠줄 자원봉사자의 참여와 개인, 단체, 기업, 교회의 후원을 기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