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세계 최대 원통형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노르웨이 스타방에르(Stavanger)에서 노르웨이 ENI Norge AS社와 총 1조 2907억원(약 11억달러) 상당의 FPSO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골리앗 FPSO 조감도. <사진제공=현대중공업> |
이 FPSO는 기존의 선박 형태와 달리 원통형으로 제작되며, 노르웨이 햄머페스트(Hammerfest) 지역에서 북서쪽 해상으로 약 85km 떨어진 골리앗 유전(Goliat Field)에 2013년 말까지 설치될 예정이다.
특히 둥근 형태의 하부설비(Hull)와 밀폐된 상부설비(Topsides)를 갖춘 골리앗 FPSO는 북극해의 강한 파도와 추운 날씨 등 거친 해상 환경에도 견딜 수 있도록 첨단 설계와 고품질 시공 능력이 요구되는 것이 특징이다.
원통형 FPSO는 현재 세계적으로 저장용량 30만배럴 규모의 설비 3기만이 브라질과 북해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어 현대중공업이 제작할 골리앗 FPSO는 세계 최대 규모가 될 예정이다.
자체중량만 5만 2000톤에 달하는 골리앗 FPSO는 지름 112미터·높이 75미터로 하루 10만배럴의 원유와 400만 입방미터의 천연가스를 생산 정제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 일일 석유 사용량 약 200만배럴의 절반인 저장용량 100만배럴 규모의 설비이다.
현대중공업은 이 FPSO의 설계가 끝나는 대로, 본사 해양공장 내에 세계 최초로 지난해 4월 완공한 FPSO전용도크에서 제작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강창준 해양사업본부장은 “이탈리아와 노르웨이 등 세계 유수의 해양설비 전문업체 컨소시엄을 제치고 일괄도급방식(EPC)으로 수주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호주와 아프리카·북해·러시아·중동 등에서 발주될 대형 해양공사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996년 브라질 페트로브라스를 시작으로 프랑스 토탈·미국 엑슨모빌·영국 BP 등에 지금까지 매년 1척 이상의 초대형 FPSO를 성공적으로 건조, 인도해오고 있다. 특히 원유 200만배럴 이상 저장 가능한 초대형 FPSO는 약 60%의 시장점유율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