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빙상 간판 이규혁이 또 한번 올림픽 불운앞에 고개를 숙였다.
한국스피드스케이팅 첫 금메달을 노리던 이규혁은 16일(한국시간) 밴쿠버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남자부 500m 경기에서, 자신의 최고기록(34초26)에 한창 못미치는 기록(1차 35초145, 2차 35초34)으로 15위에 그쳐 메달입상의 숙원을 풀지 못하고 말았다.
그의 이름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수식어인 '4전5기'. 세계 정상급 선수로 분류되면서도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던 그의 불운이 또 한번 그의 발목을 잡았다.
1994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부터 출전한 이규혁은 당시 500m 36위, 1000m 32위에 그쳤고, 두번째 도전이던 1998년 나가노 대회 때는 500m 8위, 1000m 13위에 머물렀다.
2002년 솔트레이크 대회에서도 메달 획득에 실패했던 이규혁은 지난 2006 토리노 대회 때 조차 1000m에서 0.05초 차이로 4위에 머물러 땅을 쳐야했다.
그는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2009~2010시즌 월드컵 대회에서 최고의 기량을 뽐내,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의 활약에 대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2009~2010시즌 꾸준히 메달권에 입상한 이규혁은 월드컵 4차대회 500m 2차 레이스에서 이번 시즌 첫 금메달을 따냈고, 이어 최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 5차대회에서는 500m 1, 2차 레이스 모두 금메달을 석권했다.
또한 1,000m에서도 1분07초07이라는 한국 타이기록으로 은메달을 차지했으며,지난달 열린 세계스프린트선수권에서는 통산 3번째로 남자부 우승을 차지하며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사상 최초 스피드스케이팅 첫 금메달을 따내리라는 전문가들의 전망과 달리 또다시 메달을 놓치게 된 이규혁은, 아직 꾸준한 성적을 내 왔던 1,000m 경기가 남아있어,오는 18일 다시한번 명예회복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