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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계산업에 기회는 열려있다

"아직 한국 기계산업은 적어도 외형적인 측면에서 일본에 비교되지 않으며,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플레이어도 대단히 제한적이다. 그러나 발전 플랜트, 건설기계 모두 한국에게 충분히 기회는 남아있다"

15일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일본 기계업체 탐방기 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선택도 역시 파워 플랜트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본 중전기업체 대표 3사인 히타치, 도시바, 미쓰비시는 향후 원자력, 화력 발전플랜트의 호황이 오랜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각 회사들의 다양한 사업군들 중에서 발전사업(power system business)이 미래 성장 전략의 핵심에 놓여있다.

원자력 사업의 경우 3사 모두 2006~2007년 해외 원전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놓은 상태다. 원자력 르네상스에 대비하면서도 해외 진출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화력 발전의 경우 교토의정서, 포스트교토의정서 시대에 대비해 저탄소·고효율 화력 발전 시장에 온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이들 분야에서 이미 한국보다 20년 이상 먼저 상용화에 성공했다.

세계 2위의 건설기계 업체인 코마츠는 과거 북미·유럽 시장 진출에 주력했으나, 이제 핵심 전략지역은 중국·인도·러시아·중동을 포함한 아시아로 모아지고 있다. 이 지역이 전세계 인프라 투자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기계 선진국 일본에서 얻은 통찰은 한국 기계산업에 기회는 열려있다는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부문별로 볼 때, 원자력의 경우 원전 르네상스는 이제 시작단계이며, 일본 역시 도시바-WEC를 제외하면 해외 공사 수주 측면에서는 한국보다 크게 나을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KEPCO(한국전력공사)의 수주경쟁력과 무관하게 원전 기자재 부족 국면의 도래가 예상되고 있어, 기자재 업체들에게는 최고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화력의 경우, 저탄소 시대의 개막에 맞춰 탄소 저감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차세대 청정 석탄(clean coal) 기술(CSS, IGCC)에 있어서는 모두 상용화 준비 단계에 있으며, 한-일간의 격차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향후 수년간 중동·아시아 지역의 발전 플랜트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점은 저탄소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 국면에서 우리 업체들에게 안정적인 사업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고 판단했다.

특히 그는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해, 한때 코마츠가 미국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M&A에 나섰던 80년대와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코마츠나 인프라코어나 M&A에 대한 평가가 그리 우호적이지 못했다는 점에서도 유사하다는 것. 쉽지 않은 대리점과 생산체제의 통합 어려움, 서로다른 기업문화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코마츠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인프라코어에게도 밥캣은 가장 큰 리스크이자,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코마츠가 아시아시장으로 선회하고 있으며 중국 업체들에 대해서도 경계감을 늦추기 힘든 만큼, 격화될 경쟁 환경을 감안하더라도 밥캣과의 시너지 창출은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