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동예루살렘 정착촌 신축계획과 관련해 팔레스타인 무장 정치조직 하마스가 16일 ‘인티파다(반이스라엘 민중 봉기)’를 외치고 이날 하루를 ‘분노의 날’로 선포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팔레스타인인 수백 명이 예루살렘 난민촌 인근에서 불붙인 타이어와 쓰레이통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친 뒤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고무탄과 섬광수류탄, 최루탄으로 맞섰고 이 과정에서 적어도 6명의 경찰이 다치고 432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체포됐다.
이날 하마스 정치국 무사 아부 마르주크 부위원장은 알자지라방송에 “모든 팔레스타인인은 이스라엘과의 싸움을 위해 일어서야 한다”며 인티파다를 촉구했다.
또 가자지구에서는 주민 수천 명이 “우리의 피, 우리의 영혼으로, 우리는 예루살렘을 위해 희생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와 관련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정착촌 건설 중단을 요구하며 연일 이스라엘을 강력히 압박하고 있다.
문제는 이스라엘이 지난 9일 조지프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중동평화협상 중재차 자국을 방문한 당일에 동예루살렘 정착촌 신축 계획을 발표하면서 불거졌다.
바이든 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잇따라 이스라엘을 비판한 데 이어 14일에는 백악관의 로버트 깁스 대변인과 데이비드 액설로드 선임고문이 이스라엘 비난에 가세했다.
그러나 16일 미국은 비난의 수위를 낮추며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는 다시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클린턴 장관은 이스라엘이 평화협상에 헌신하고 있다는 점을 행동으로 입증해야 한다면서 미국도 교착 상태에 빠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협상을 재개하는 데 열성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미국 측 입장은 이스라엘이 정치적 기싸움을 하기보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체면을 살려주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수습하길 기대한다는 선제적 화해 제스처를 취하면서 이스라엘 쪽에 공을 넘겨놓은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