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양극화 겨냥한 외국인 따라가기

"순환매나 저가종목을 찾기보다는 주가가 최근 뜀박질을 했더라도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실적 기대감이 유지되는 반도체, 자동차, 화학, 철강 등에 집중하는 대응을 권한다"

22일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일한 매수주체로서 증시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투자가들의 시장지배력은 금주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달러화의 약세가 한층 심화될 가능성이 높고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 통화국들의 저금리 기조가 연장되고 있어, 한동안 이들의 관심종목에 편승하는 종목선정은 여전히 필요하겠다는 설명이다.

지난 3일 국내경기선행지수의 하락반전이 발표된 이후로 코스피 지수는 4.4% 상승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들은 3조500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이면서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들의 일평균 순매수 강도는 월별 사상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던 지난해 7월의 일평균 순매수 강도에 버금간다.

물론 이들의 직접적인 주된 매수 이유는 남유럽 사태의 일단락에 따른 달러화 약세반전이다. 하지만, 단지 달러화가 싸졌다고 해서 경기성장세가 꺾이는 국가에 들어와 최대 위험자산인 주식자산을 대규모로 사들일리는 없다.

또한 이들이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고르는데 있어서 보여주고 있는 태도는 매우 신중하다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이달 들어서 외국인들의 순매수 및 순매도 상위 종목들을 살펴보면, 이들이 철저하게 수출주에 집중하고 내수주를 회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에 경기선행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소비와 건설 등 내수부문의 부진세가 가장 큰 요인이었음을 감안한다면, 이들이 아직까지도 국내경기를 수출 중심의 외발자전거식 회복세로 바라보고 있음이 드러난다는 설명이다.

외국인 이외에 매수주체가 부재한 상황에서 이들의 시각이 곧 주가로 연결되는 흐름은 불가피하다. 지수가 상승폭을 넓혀가는 와중에서도 종목별로는 수익률 차별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양극화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는 "아직까지는 실적 전망에 따른 대략적인 선호도가 갈리는 수준이지만 월말로 갈수록 점차 가시적인 실적 컨센서스가 형성됨에 따라 양극화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시장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방향성이 위쪽이냐 아래쪽이냐에 주력하는 거시적인 대응보다는 포트폴리오 구성종목에 집중하는 미시적인 대응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다"고 말했다.

▲ 3월 이후 외국인 누적순매수·순매도 상위 종목. <자료=신한금융투자>
▲ 3월 이후 외국인 누적순매수·순매도 상위 종목. <자료=신한금융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