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미국 금융 시스템에 문제시됐던 대형 은행 규제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버냉키 연준 의장은 20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지역은행가 모임에서 "전 세계 경제의 운명이 몇 개 안 되는 거대 금융기관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것은 터무니없다"며 대형 금융기관에 포문을 열었다.
버냉키 의장은 "현재 우리 금융시스템의 다양성과 효율성에 가장 큰 위협 요인 중 하나는 너무 규모가 커서 도산시킬 수 없는 것으로 인식되는 대마불사형 금융기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버냉키 의장은 연준이 대형 은행들에 대한 감독에 있어 접근방식을 바꾸려 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그는 연준이 현재 이코노미스트들과 수많은 애널리스트들과 함께 금융시스템의 위기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수평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형 은행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매우 강력한 규율 및 감독권 신설과 금융시스템의 회복력 개선, 도산 직전의 주요 금융기관에 대해 압수 및 매각, 인수·합병, 분할 등을 할 수 있는 절차 확립 등 3단계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버냉키 의장의 이번 발언은 지난 15일 연방 상원의 크리스토퍼 도드 금융위원장이 상임위에 상정한 금융규제 개혁법안이 연준에 자산규모 500억달러 이상의 은행에 대해서만 감독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