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경기침체의 여파로 선진국 소비자는 중저가의 높은 사양 제품을, 신흥국은 고가ㆍ고급 제품을 소비하는 세계적인 소비 트렌드의 변화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2일 코트라(KOTRA)가 발표한 '2010년 세계시장의 뉴 노멀(New Normal) 트렌드' 보고서는 경기 침체를 기점으로 선진국과 신흥 성장국의 소비 성향이 과거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밝혔다.‘뉴 노멀은 새롭게 변화된 양상이 오랫동안 지속해 일상화한다는 뜻으로 미국 금융가 로저 맥나미가 2005년 제시한 개념이다.
우선, 선진국 시장이 중저가 시장 위주로 바뀌고 있다. 위기 이전에는 구매력이 높은 소비자들로 포진해 있던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 고가 사치품이나 고급 제품의 소비가 많았던 데 비해, 최근에는 지출대비 가치를 중시하는 ‘스마트 소비’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이른바 명품기업들이 중저가 제품군을 새로 출시, 과감히 가격 인하 전략을 펴면서도 기존의 고급 사양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개선한 제품을 내놓아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패션회사 `코우치'가 가격을 평균 20% 낮추면서도 디자인을 개선한 제품을 출시했고 독일의 폴크스바겐 자동차가 기존 가격보다 2천600유로나 낮은 미니밴을 내놓은 것이 이런 흐름에 맞춘 기업의 전략이라고 코트라는 소개했다.
반면 신흥국에선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부유층과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고급ㆍ고가 마케팅이 확산하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중국, 인도, 태국 등 다른 신흥시장에서도 다른 제품군보다 비싼 `프리미엄급' 제품의 판매가 두드러지는 상황이라고 코트라는 설명했다.
베트남에서는 700달러가 넘는 고급 화장품이 1개월만에 전량 소진되는가 하면,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일반 휴대폰에 비해 가격이 2배 이상 높은 블랙베리 등 스마트폰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에서는 개당 가격 4천유로 이상의 초고가 휴대폰 판매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코트라는 "뉴 노멀 시대는 소비 행태는 신중하고 실용적인 방향으로 변하고, 기업은 매출 중심에서 이익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신흥시장의 진출을 확대하는 흐름이 확대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코트라는 “새로운 시장의 지배력을 누가 갖게 될 것인가가 향후 10년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남들보다 한 발 빠른 대응전략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