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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복귀 “지금이 진짜 위기”

이건희(68) 전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으로 전격 복귀했다.

이번 이 회장의 복귀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는 세계경제 속에서 삼성이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사업기회를 선점하고자 한 경영진들의 판단에서 비롯됐다. 이 회장 또한  세계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는 모습을 보며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인 이인용 부사장은 2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전 회장이 오늘 자로 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건희 회장은 2008년 4월 22일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등에 대한 특검 수사가 끝난 뒤 회장직에서 퇴진했으며, 23개월 만에 다시 복귀했다.

이 부사장에 따르면 지난 2월 17일과 24일 삼성 사장단협의회는 이건희 회장의 경영복귀 문제를 논의, 복귀 요청 건의문을 작성해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이 회장에게 전달했다.

삼성사장단협의회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글로벌 사업기회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이 회장의 경륜과 리더십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  부사장은 "2월 중순부터 도요타 사태를 지켜보며 사장단이 느낀 위기감이 상당했다"며 "경영의 스피드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이 회장께 복귀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위기감은 이 회장도 실감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 공식트위터(@samsungin)를 통해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라며 "다시 시작해야 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은 이 회장의 사무실을 삼성전자 서초사옥 42층에 마련하고,  장단 협의회 산하의 업무지원팀, 법무팀, 커뮤니케이션팀을 브랜드관리실과 윤리경영실로 확대·개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이 회장의 삼성전자 회장 복귀소식에 재계와 증권가는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 무역협회 등은 "이 전 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는 우리 경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글로벌 초우량 기업으로 위상과 역량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심재엽 메리츠 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회장 복귀는 삼성전자의 신사업 성장동력을 위한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 회장 복귀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와 태양광, 전기차 등 신사업과 관련한 투자활동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그는 "삼성전자 등 대그룹의 신사업 부문 투자활성화는 고용창출 효과를 증가시킬 것"이라며 "펀더멘탈 개선에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