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통화 강세 추세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아시아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일 위세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통화 강세 추세가 이어지면서 달러 투자자들은 이머징 마켓의 지수 상승뿐만 아니라 환차익 수혜까지 누릴 수 있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해 초저금리와 달러 약세로 위험자산의 선호가 높아지면서 변동성과 성장성이 큰 이머징 마켓으로 자금이 몰렸다. 올해 1월과 2월에는 이 같은 유동성 효과가 사라지는 듯했지만 3월 한 달간 코스피로 5조5000억원에 달하는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이어졌다. 또한 외국인 자금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펀드군인 중국, 인도, 한국, 대만 등의 국가로 자금유입이 활발했다.
특히 최근에는 달러 가치가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달러 대비 아시아 통화가 강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위 연구원은 예상했다.
그리스발 유럽 위기는 유로화와 파운드화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졌으며, 일본은행의 완화정책이 구사되면서 엔화 역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미 달러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인 달러 인덱스는 상승했다. 위 연구원은 "이는 달러의 절대적인 가치가 강화됐다기 보다 상대통화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지수가 상승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달러인덱스가 6개의 주요 통화대비 미 달러의 평균교환비율 지수이며, 이 가운데 유로가 57%, 엔화 14%, 파운드 12%로 구성된다는 측면에서 달러의 '상대적' 강세를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엔화를 제외한 아시아 통화는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위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로 유로 채권의 안정성에 대한 회의와 미국 추가 국채 발행 등으로 선진국 채권은 가격이 떨어진 반면, 아시아 국채가 각광받고 있다"며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은 이번 위기로 성장 동력을 상당부분 잃었으나 이머징 국가는 높은 성장률 달성이 가능해 장기적으로 아시아 통화 강세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특히 국내시장의 경우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이 10조원 이상 국내 주식과 채권을 매수하며 환율 하락을 야기했다. 한국 기업들의 수출 증가로 인한 달러 매도 현상도 원화 강세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위 연구원은 "아시아 통화 지수에서 달러에 묶여 있는 위안화를 제외하면 원화의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아시아 통화 강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달러 대비 아시아 통화 강세 기조는 상대적으로 부각될 것"이라며 "환율이라는 요소만 본다면 환차익 측면에서 아시아 이머징 마켓으로 자금 유입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