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서 4일(현지시간) 외국 대사관들을 겨냥한 연쇄 차량폭탄 자살테러가 발생해 총선 이후 신정부 구성에 난항이 거듭되고 있다.
이날 AFP통신에 따르면 이번 자살테러로 인해 최소 30명이 숨지고 220여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테러 중 하나는 이라크 총선 개입 논란이 일고 있는 이란의 대사관 건물 근처에서 발생,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오전 바그다드 서부 만수르 구역 이집트 대사관과 독일 대사 관저 인근에서 잇달아 폭탄이 터져 호텔 등 건물들이 연기에 휩싸였다.
이어 바그다드 중심가에 위치한 이란 대사관 앞에서도 자살테러가 발생, 대사관 건물이 일부 손상됐다. 이란 대사관측은 “다행히 대사관 직원들은 다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라크 보안군의 카심 아타 대변인은 “이란과 이집트 대사관을 겨냥한 자살폭탄 테러가 거의 동시에 일어났으며, 세번째 공격은 독일 대사관 인근 교차로에서 있었다”고 밝혔다.
폭발 현장은 순식간에 아비규환으로 바뀌었고 이란 대사관 건물들은 크게 부서졌다. 호시아르 제바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조사가 끝나지 않아 섣부른 감이 있지만 (수니파 조직인)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새벽에는 시아파로 추정되는 무장괴한 10여명이 바그다드 남부 수니파 마을의 가정집 3곳을 급습해 25명이 숨졌다.
이라크 보안당국은 지난달 7일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없는 가운데, 주요 정파들 사이에서 연립정부 구성을 통한 집권 경쟁이 과열되자 폭력사태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총선 결과에서 의석 수 1위와 2위를 차지한 시아-수니파 정당연맹체 `이라키야’(91석)와 누리 알-말리키 총리가 이끄는 법치국가연합(89석)은 각각 다른 정당을 끌어들여 과반 의석(163석)을 확보하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