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탈레반 본거지였던 북서부 페샤와르에 있는 미국 영사관이 5일(현지시간) 탈레반의 집중공격을 받았다. 미국인들의 피해는 없었으나 경호원과 테러범 등 적어도 7명이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또 인근에서는 정당의 대중집회를 노린 자살 폭탄테러가 발생해 41명이 죽고 100명 이상이 부상했다.
파키스탄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페샤와르에 있는 미국 영사관 앞 초소에 2대의 차량에 나눠 탄 6명의 무장괴한이 들이닥쳤다.
영사관으로 진입하려던 이들은 경찰의 제지를 받자 세 차례 폭탄을 터뜨리고 총격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테러범 4명이 사살되고 보안군 대원, 사설 경호업체 직원, 민간인이 각각 1명씩 숨졌다. 탈레반 측은 이날 CNN 등에 전화를 걸어 자신들이 영사관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페샤와르 인근 디르지구에서 열린 이슬람정당 아와미국민당(ANP)의 대중집회 행사장에서는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일어나 15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미국의 대테러 작전에 따라 파키스탄 정부군이 북서부 국경지대의 탈레반과 알카에다 소탕전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궁지에 몰린 무장세력들이 보복성 테러를 잇따라 펼치고 있다.
지난 3년간 파키스탄에서 테러로 발생한 사망자 수는 3,000명을 넘어섰다.
한편 유럽연합(EU) 외교 수장인 캐서린 애슈턴 외교ㆍ안보정책 고위대표는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테러공격을 규탄하며 민주주의를 훼손하려 한 이번 사건에 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 또한 이날 “분노한다”며 극단주의자들의 테러행위를 강력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