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중국을 거론하며 한·미FTA에 대해 미국을 압박했다.
핵안보 정상회의(Nuclear Security Summit)에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이 대통령은 12일 미국 '워싱턴 포스트'와 회견에서 "중국은 군사면에서나 경제면에서 상당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중국 변수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의 중요한 경제 파트너이고 우리로 봐서도 중국이 중요한 파트너이기 때문에 중국이 지금 생각하는 것이 양국간 경제관계를 더욱 강화하자는 긍정적 제안으로 해석한다"며 "중국과는 비교적 마찰이 없다. (한·중FTA는) 한국이 하기에 따라선 시간문제일 것"이라며 미국측에 한미FTA 비준을 촉구했다.
즉 미국이 한·미 FTA 비준을 망설인다면 한국과 중국의 FTA가 먼저 체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하며 미국 측의 FTA조속한 비준을 요구한 셈이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한·미 FTA는 미국에서 상당히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라며 "한국과 중국 또는 한국과 유럽연합(EU)이 FTA가 되고 난 이후에는 미국이 그만큼 일자리를 얻지 못하게 될 것이므로 어차피 할 것이라면 그 전에 해야 한다는 것이 미 상공회의소의 분석"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대통령은 "(통상규모에서) 한국은 일본과 미국을 합쳐도 중국과의 통상규모에 못 미친다"며 "앞으로도 점점 격차는 커질 것으로 본다"고 교역규모를 언급하며 한·미 FTA 비준을 강하게 지적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FTA는 오바마 행정부가 의지를 갖고 하는 데 달려있다"며 "민주당 의원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다. 우리는 오바마 행정부의 능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이 북한이 6자회담에 참여하는 조건 등으로 식량을 지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통령은 "중국도 6자 회담국이 서로 합의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합의된 범주를 일방적으로 깨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핵안보 정상회의차 워싱턴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13일 핵안보 정상회의 1, 2차 세션과 정상 오찬에 참석하고 주요국 정상들과 핵안보 필요성과 공동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