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타이밍 문제'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 총재는 14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보고 참석하고 "기준금리 인상은 늦어도 문제지만, 빨라도 문제인 만큼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김 총재는 "출구전략 시기를 정하는데 위기에서 극복했느냐는 물론이고 앞으로 더블딥 가능성은 없느냐도 점검해야 한다"며 "늦지 않으려고 하지만, 늦지 않으려는 것과 빨리 움직이는 것 모두 불확실성이 있어서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 시기의 전제조건으로 민간경제의 자생력 회복을 꼽았다.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은 "한은이 올해 5.2% 성장률을 전망했는데 이중 4.9%포인트가 민간부문에 의한 것으로 기여도가 높아졌다"라고 질문, 김 총재는 "이 부분을 앞으로 출구전략에 당연히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이는 전망이기 때문에 현재와는 시기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2일 이상우 한국은행 조사국장도 "민간부문의 경제성장기여도가 높아졌고, 최근 총재가 말씀한 민간 자생력은 전망한 자생력 수준과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민간 전체적인 입장을 봐야하고, 총재께서 말한 시점과는 좀 다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총재 또한 현안보고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출만 잘 돼서 나오는 경제성장은 자생력이 없고 내수가 좋아야 하는데, 그 중 건설과 고용이 안 좋다는 생각"이라며 "내수 가운데 건설부문에 대해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날 김 총재는 현 정부 들어 2년 동안 가계부채가 100조원 늘어났다는 지적에 대해 "가계부채 문제는 금리인상과 같은 거시적인 접근이 아니라 미시적인 접근을 쓰는 게 맞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가계부채 문제를 절대로 안이하게 판단하고 있지 않고 결코 가볍게 보진 않는다"며 "다만, 소득 4~5분위(고소득층)가 전체 가계부채의 70%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전했다. 채무상환 능력이 충분한 고소득층에서 주로 가계 채무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의 문제와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한편, 한은은 14일 제289회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보고한 '최근의 경제상황 및 통화정책방향'을 통해 "당분간 경기회복세 지속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기준금리를 운용할 것"이라면서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의 개선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한 속도와 폭으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