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운용사를 보유한 대규모 기업집단 10개 중 5개가 퇴직연금 가입 계열사의 50% 이상을 계열 운용사에 몰아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문환 한나라당 의원은 14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의 퇴직연금 계열사 몰아주기에 대한 공정위의 감독 부족에 대해 질타했다.
조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 2월말 현재 공정위가 지정한 46개 대규모 기업집단 중 퇴직연금을 실제 운용하는 계열사를 가지고 있는 10개 기업집단의 상당수가 계열사들을 통해 퇴직연금을 기업집단 내 운용 계열사에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 운용사들이 유치한 총 금액은 5조 1532억원 이었으나, 이중 계열사를 통해 유치한 금액은 2조 5034억원에 달해 거의 50%에 육박했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은 98.5%, 한화 기업집단의 계열사인 한화손해보험은 80.6%, 롯데 기업집단의 계열사인 롯데손해보험은 74.1%를 계열사로부터 유치했다.
실제로 공정위는 2007년 현대자동차 등이 물류업무를 글로비스에 몰아줘 427억원의 금액을 부당지원한 것에 대해 부당지원 거래행위라고 밝히고 시정명령과 함께 총 8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조 의원은 "삼성의 경우는 무려 43개 계열사 중 42개 계열사를 몰아주는 등 거의 100%에 가까운 계열사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대기업 집단들이 자신들의 계열사를 이용해 부당지원 하는 행위는 시장의 공정한 경쟁환경을 저해하는 행위다. 공정위가 조속하게 관련 사항을 점검하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퇴직연금 시장은 2011년부터 큰 전환기를 맞이해 현재 15조원에 이르는 퇴직연금 시장이 추후 약 40조에 이를 전망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