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산성 악화, 구매 자금난, 생산 차질 등
원자재 구매자금 지원 확대·수입관세 인하 등 시급
최근 구리, 철광석 등 원자재가격의 고공행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기업 4곳 중 1곳은 이미 감내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근 전국 50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애로 실태조사’에서 ‘원자재가격 상승이 감내할 만한 수준인가?’라는 물음에 국내 기업의 24.8%가 '이미 감내 수준을 넘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약 10%까지는 감내할 수 있다’는 응답이 60.1%에 달했고, ‘20% 이내까지’라는 응답은 12.1%로 집계됐다.
자료=대한상공회의소 |
실제로, 최근 구리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70% 상승했으며, 니켈은 120% 이상, 알루미늄은 75% 이상, 아연도 70% 상승했다.
원유가격도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 6일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 가격은 2008년 10월 초 이래 최고 수준인 배럴당 86.84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조사 대상 기업의 31.9%가 ‘원자재가격의 상승 여파로 기업 경영에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고, 61.3%가 ‘피해가 다소 있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인 피해 형태로는 ‘생산비 상승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가 53.0%로 가장 많았고, 이어 ‘구매 자금난’(41.1%), ‘원료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22.6%), ‘제품가격 인상에 따른 매출 감소’(21.9%) 순으로 나타났다.<복수응답>
원자재가격 상승에 대한 대책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69.2%의 기업들이 ‘없다’고 응답했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에도 절반이 넘는 54.4%가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응답해 앞으로 원자재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피해가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대한상의는 분석했다.
원자재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가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로는 기업들의 40.7%가 원자재 구매자금 지원 확대를 꼽았고 다음으로 수입관세 인하(38.1%), 공급업체 담합 등 불공정거래 단속(37.5%) 등이 뒤를 이었다. <복수응답>
손영기 대한상의 팀장은 “원자재가 상승의 이면에는 글로벌경제 회복에 따른 원자재 수요 증가, 달러화 약세, 원자재 공급국가의 자연재해 등 복합적인 요인이 내재돼 있다”면서 “국내 기업들은 원자재 공급업체 다양화, 비용 절감 노력, 대체원료 물색 등 다양한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 기업의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97%에 달하는 현실을 감안해 원자재 구매자금 지원 확대, 수입관세 인하, 긴급할당관세 시행 등 정부의 지원방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