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로부터 투자적격등급을 받은 채권이라도 부도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들 신용평가사들의 신뢰도가 낮아졌다.
21일 금융투자협회가 '2009년 신용평가기관 평가'를 진행한 결과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신정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가 부여한 회사채 신용등급 신뢰도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신용평가사 투자적격등급(BBB급 이상)을 매긴 기업의 부도율이 2008년 0.3%에서 2009년 1.6%로 올랏다. BBB급 회사채 부도율은 2008년 0.9%에서 지난해 7.4%까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투협은 BBB등급 회사채 부도율이 높아진 이유로 최근 건설업종의 워크아웃이 진행되고 있고, 지난해 연말 금호산업·금호타이어 워크아웃이 신청된 점을 꼽았다.
또 투기등급(BBB미만)으로 신용이 매겨진 기업의 부도율은 2008년 10.9%에서 지난해 12.0%로 높아졌다. 금투협은 2008년 하반기 이후 경기침체에 따라 최근 3년동안 12.0%라는 가장 높은 부도율을 기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투자적격등급과 투기등급 모두 부도율이 최근 3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금투협은 밝혔다.
특히 높은 신용등급을 받은 업체의 부도율이 높은 '부도율 역전현상'도 발생했다. 지난해 안 BBB등급의 평균부도율은 7.4%였던 반면, BB등급의 평균부도율 19.4%로 집계됐다.
아울러 이들 신용평가사가 부여한 신용등급의 전체 평균부도율은 3.8%로 전년 2.5% 보다 증가하면서 최근 10년간 최고수준을 나타냈다.
이번에 신용평가사를 진단한 평가위원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및 저금리 현상 지속에 따라 채권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신용평가기관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며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제대로 매기고 독립성을 더욱 강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