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병원의 경영난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한국갤럽연구소에 의뢰한 결과 전국 2만5000개 의원 중 1009개 의원을 표본으로 방문 면접조사를 했을 때 35%에 해당하는 의원이 평균 3억8000만원의 부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산부인과는 평균 8억원의 부채를 갖고 있었다.
이는 의사들의 병원 개원시 투자비용이 일차적인 문제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균 3억7000만원의 투자비용은 임대로 건물을 사용할 경우이고 자기건물일 경우에는 평균 5억7000만원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자금은 대부분 금융권에서 빚을 진 것으로, 평균 4억3000만원에 월 260만원의 이자비용이 차감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의 진료 환자 수는 일평균 환자 수 71명이었고 의사당 환자 수는 57명으로 진료과별로는 정형외과(102명), 이비인후과(99명), 소아과(96명) 순이며 산부인과(48명)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환자 수가 많지는 않지만 적은 수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예본안과네트워크의 김민후 실장은 일평균 환자 수에 대해 "병원의 임대료, 인테리어비용, 인건비, 구입장비 등에 따라 투자비용에 대한 수익률 저하가 문제가 된다"고 밝히면서 "이러한 투자비용을 대폭 줄였을 경우 의료수가를 충분히 채울 수 있는 환자수이다"라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평균 환자 수가 60명으로 가장 적었고 군 지역은 83명으로 조사됐다.
의원당 연간 매출액은 1억6540만원으로 조사됐는데, 이중 세금(38%)과 의료장비 구입을 위한 자금 등으로 2500만원을 제외하면 의원당 평균 가처분소득은 7700만원에 불과했다. 연간 이익은 방사선과가 2억32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가정의학과가 1억435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의원 대표원장의 연령별로는 50~59세가 가장 높아 1억5천만원이었고 가장 적은 연령대는 70세 이상(8400만원)이었다.
의원의 연간 평균 총매출액은 단독개원이 3억5천만원, 단독개원+고용의사의 경우 6억7천만원, 공동개원 8억원, 공동개원+고용의사(평균 의사 5인이상)가 15억5천만원이며 전체적으로는 4억7천만원으로 조사됐다. 전체의원 중 총매출 1억5천만원 이하가 11%, 2억원 이하가 21%이며, 2억5천만원 이하가 31%, 3억원 이하가 38%이며, 6억원 이상이 24.3%이었다. 즉, 의사 1인의 단독개원은 보통 3억원 정도이므로 의사 1인당 총매출액은 3억원 정도다.
전문과목별은 정형외과가 7억27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가정의학과는 2억8800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지역별로는 중소도시 의원이 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개원기간별로는 6∼10년이 평균 5억1300만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21년 이상은 3억6000만원, 1년 미만은 2억5천만원이었다.
한편, 의원들 중 12%가 의료분쟁을 경험했으며 산부인과(22.6%)의 분쟁경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쟁 발생시 당사자와의 직접해결이 88.8%로 가장 높았고, 합의·위로금은 평균 838만원이었다. 의료분쟁조정법 제정에 대해 70%가 활용하고 있었다.
박윤형 의료정책연구소장은 “3차병원으로의 쏠림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많은 동네의원들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고, 수억대의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휴업 및 폐업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1-2-3차로 이어지는 의료전달체계 확립 등 1차 의료기관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절박하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최진우 연구원은 의원들의 순이익이 많은데 부채를 지고 있는 상태에 대해 "매출액에서 비용 부분을 제외하지 않은 액수이며, 그래도 의원당 순이익이 높다고도 할 수 있지만 공동개원(의원 1곳에 2~3명의 원장)이 많기때문에 원장의사 1인당 순이익은 그보다 낮다"고 밝혔다.
또한, 최 연구원은 "요즘은 의료기관의 경우도 50대 이후에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기에 병원개원을 위해 투입한 투자자금을 회수하기가 쉽지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