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지 오래다.
21일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저출산 극복을 위한 긴급제언」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저출산 현상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나라의 존립자체가 위태위태하다.
이에 정부뿐 아니라 지방 자치단체·기업까지도 출산 보조금 지원 등을 통해 출산장려 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 출산에 관심 가진 곳이 있다면 바로 결혼정보 회사들이다. 출산을 위해서 결혼은 우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결혼정보 회사 레드힐스에 근무하는 커플매니저 홍승민 씨는 사내는 물론 업계에서 '성혼의 달인'으로 통한다. 주위에서 안 어울릴 것 같다던 커플도 그녀가 중매를 서면 얼마 있다 결혼식 날짜를 잡았다고 연락이 온다. 최근에는 34세 여성과 40세 남성을 이어줬는데, 속사정이 드라마틱하다.
“여성은 9살 짜리 아들이 있는 재혼녀였고 남성은 재혼이지만 아이가 없었습니다. 남성의 경우 아이가 없으면 초혼여성이나 대부분 무출산 여성을 선호하지만 이번 경우는 달랐습니다. 두 사람은 만난 지 한 달 만에 혼인신고를 마쳤고 오는 계절의 여왕인 5월 첫날에 정식 결혼식을 올린다고 합니다. 기쁜 마음으로 축하하러 가야죠”
이들의 성혼소식을 알린 사람은 뜻밖에도 여성의 어머니였다. 아들까지 딸린 딸자식 재혼에 노심초사한 어머니의 애타는 마음이 수화기를 통해 전해졌다고 한다. 노모가 목멘 소리로 인연을 맺어준데 감사하단 인사를 할 때 홍승민 매칭매니저도 같이 울었다고.
“최근에 재혼커플을 맺어주는 데 신경을 많이 씁니다. 초혼 커플은 자신감이나 기회 측면에서 가능성이 높지만 재혼은 여러모로 위축돼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먼저 자신감을 불어 넣고 현 상황에 대한 인식을 함께 공유합니다. 그리고 가족 같은 마음으로 솔직담백하게 인연의 다리를 놓다 보니 성혼의 달인이 된 것 같습니다”
홍 매니저가 근무하는 레드힐스는 연기자 선우용여 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결혼정보회사로 고객 1명 당 커플, 매칭매니저가 2인1조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커플매니저는 가입상담과 연애코치를, 매칭매니저는 교제와 성혼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결혼정보는 성혼율이 좌우한다. 회원이 아무리 많아도 성혼능력이 없으면 소용없다. 결혼정보회사 가입 목적이 성혼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매칭매니저를 따로 두고 성혼율을 높이고 있다.
“대부분 보다 나은 결혼을 원하지만 사람의 인연은 그리 조건에만 맞춰져 있는 게 아닙니다. 보통사람의 시각으로 절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도 두 사람만이 나누는 특별한 교감은 함부로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일단 매칭매니저가 권하는 짝을 만나보는 게 중요합니다”
홍승민 매칭매니저는 결혼을 위해서는 만남의 기회를 많이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건에 너무 얽매이다보면 좋은 인연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배우 김혜수·유해진 커플처럼 진솔한 만남이 축복받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뒤늦게 결혼정보 업계 매니저 일을 시작한 그녀는 매칭매니저 10년 동안 약 300여 쌍이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왔다.
“결혼정보 회사를 통한 결혼을 아직도 숨기려는 분들이 계십니다. 반면에 이를 통해 좋은 인연을 만났다고 주위에 자랑하시는 분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만난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좋은 인연을 만나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