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업체인 델, 에이서등이 줄줄이 스마트폰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PC 메이커인 HP가 팜을 인수하면서 이 사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앞으로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28일(현지시간) 휴렛팩커드(HP)는 스마트폰 제조업체 팜(Palm)을 12억 달러(1조2천38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HP는 이번 인수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적인 드라이브 걸 전망이다. 특히 자체 하드웨어 뿐 아니라 OS 및 앱스토어를 보유한 애플 등 경쟁사들과 비슷한 사업모델을 구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풀이된다.
HP는 이미 PDA에 이어 ‘아이팩’이라는 이름으로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팜의 현 상황이 좋지 않다. 팜은 초기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로 평가를 받았으나 아이폰을 내세운 애플과 블랙베리 제조사인 리서치인모션(RIM), 노키아 등에 밀려 3위권 밖으로 내몰렸다. 팜은 지난 해 선두 자리 회복을 선언하고 야심차게 준비한 팜프리와 팜픽시 등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팜의 장점은 무엇보다 OS분야로 팜 프리에 탑재된 ‘웹OS’는 가볍고 호환성이 뛰어나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용이하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기기 보급율이 아이폰 등에 크게 떨어져 개발자들이 선호하는 플랫폼은 아니다. 플랫폼은 우수하지만 판매량이 적고 개발자 생태계를 확보하지 못해 시장성이 없는 셈이다.
만약 HP와 팜이 시너지를 낼 경우 스마트폰 시장의 기존 강자들을 위협할 수 있을 전망이다.
HP 브래들리 전무는 이날 가진 회견에서 “인수는 모바일산업을 위한 이행과정”라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 마켓만 1천억달러 시장에 달하며 매년 20%씩 성장한다는데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팜인수에 대해서는 “HP는 강력한 OS와 2천개가 넘는 애플리케이션을 가진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를 인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웹OS의 멀티태스팅 기능과 가치있는 지재권(Intellectual Property)포트폴리오에 초점을 맞추었다. HP에 따르면 팜은 1천650개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
존 루빈슈타인 팜 CEO는 “우리는 HP가 팜의 웹OS에서 나온 기술적 선도력과 팜프리 같은 아이콘 상표에 대해 인정받아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HP의 오랜 기술혁신,규모,글로벌리소싱 문화가 웹OS 성장을 가속하는 데 있어 완전한 파트너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팜 인수전에는 델을 비롯해 HTC, 화웨이, 레노보 등이 HP와 경합을 벌였으나 최근 HTC와 화웨이는 팜의 실적과 인수 후 상승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