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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통업계 라이벌인 롯데와 신세계가 활동무대를 본격적으로 중국으로 옮겨가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신동빈 부회장과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동시에 중국 상하이 엑스포를 방문해 그 배경과 행보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롯데그룹은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를 중심으로 기업 홍보에 나설 예정이며 신세계그룹도 이마트의 녹색경영을 자세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유통업계가 신-정 부회장의 만남을 주목하는 이유는 한국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유통업계 맞수인 양 그룹 오너 2세가 공식 행사에 나란히 등장하는 것이 이례적일 뿐더러 두 그룹의 미래를 꾸려나갈 오너 2세인 두 사람이 중국시장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
이미 지난 1월 신세계 정 부회장은 “롯데가 중국에선 우리의 경쟁상대가 못 된다”며 직접적으로 롯데를 언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두 그룹은 국내 유통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자 중국 등 해외시장으로 시선을 돌려 자존심을 건 경쟁에 나섰다.
◆ 롯데그룹: 백화점·마트 중심, M&A로 중국 내 유통사업 확산
롯데백화점은 지난 2008년 8월 중국 베이징 왕푸징 거리에 현지기업인 은태그룹과 합작해 베이징 1호점을 오픈해 한국 백화점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단독으로 중국 텐진점을 개장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이외에도 베이징·텐진·선양·상하이·광저우 등 중국 주요도시마다 2~3개 점포를 열어 향후 5년 내 중국에 10개 이상 점포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특히 선양에는 대규모 개발상식으로 백화점과 마트, 테마파크가 어우러진 복합쇼핑몰을 2014년까지 열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중국 진출 3년만에 규모 면에서 4개 가까운 성장을 이뤘다. 지난 2007년 네델란드계 중국 마크로사 점포(8개)를 인수한 데 이어 2009년 중국 대형마트 체인인 타임스(65개) 점포 를 인수, 현재 80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중국 대형마트 시장에서 14위권(매출기준)으로, 중국 유통시장에서 글로벌 유통기업들과도 본격적인 경쟁구도를 갖추게 된 것.
기존 동북권에서 중동부까지 진출을 확장한 롯데마트는 향후에도 중국 중부지역과 중남부 지역으로의 진출을 확대해 3년 안에 중국 대형마트 시장에서 상위 10위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 신세계: 상하이를 주 거점으로 이마트 확산, 직접 진출방식
신세계 이마트는 1997년 중국 1호점인 상하이 취양점을 오픈하며 국내 유통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국에 진출했다. 이후 2003년부터 중국 진출에 박차를 가해왔으며 현재 9개 도시에 총 24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마트는 올해 중국에 6~8개 점포를 신규 개장하며, 올 하반기에는 상하이 인근에 냉장·냉동 상품 및 신선식품 가공을 위한 2차 물류센터도 오픈한다. 따라서 2014년까지 중국 주요도시에 모두 60여개 점포를 오픈한다는 전략이다.
이마트의 방식은 인수합병보다는 직접 진출 방식으로 점장은 모두 중국 현지인을 기용할 정도로 현지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007년 중국 10대 부동산회사인 뢰청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뢰청그룹이 개발하는 상업용 부동산에 이마트를 우선 입점시킨는 방법으로 점포를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는 물류센터를 오픈해 다점포 체제를 위한 인프라도 갖췄다.
마케팅전략에서는 중국의 창고식 할인점을 지양, 한국의 백화점식 쾌적한 쇼핑환경을 제공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는 한국형 할인점의 진수를 보여준다는 각오다.
이 밖에 이마트는 상하이를 중국 사업의 주 거점으로 삼고 있으며 자체 점포 확대전략과 함께 인수합병과 전략적 제휴도 고려하고 있다.
앞서 구학서 회장은 "중국에 이마트 1천개를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신세계의 장기적인 목표는 '글로벌 유통기업 10위권 진입'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다진 후 다른 국가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것.
따라서 롯데와 신세계가 중국 시장에서 벌일 치열한 경쟁에 유통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