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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온 탓에 에어컨 판매 부진

올해 4월말까지 이상저온 현상이 기승을 부린 탓에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대폭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에어컨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예약판매 기간동안의 국내 전체 에어컨 시장의 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예약판매는 1월부터 4월까지 진행된다.

주요 양판점 가운데 하나인 하이마트에 따르면, 전년동기(예약판매 기간) 대비 에어컨 판매량은 2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하락세는 올해 기승을 부린 이상저온 현상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테크노마트 관계자는 "통상 4월 중하순부터 성수기가 시작되지만, 지난달만 보더라도 매장당 일주일 판매량이 평균 8대 수준에 그치는 등 판매가 저조했다"고 말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막상 날씨가 더위를 체감해야 구입하기 시작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캐리어에어컨 등 주요 에어컨업체 관계자들 역시 올해 판매량이 하락했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에 정통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최지성 대표이사 출범 이후 에어컨, 냉장고 등 생활가전 생산량을 폭발적으로 늘라고 있는 삼성전자는 현재 에어컨의 경우 기존 수요분석치를 훨씬 웃도는 재고량이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잠시 생산을 중단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또 다른 업계 소식통은 "삼성전자 DMC 부문이 그룹내 부품업체들로 부터 부품을 조달하기도 버거워할 정도로 최지성 사장이 생활가전 드라이브를 매우 강하게 걸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에어컨 판매량이 소폭 감소했다"고 말했다.

에어컨 명가인 LG전자 역시 이상저온의 덫을 피하지 못 했다. LG전자는 에어컨 사업본부는 올해 1분기 매출액 1조1723억 원, 영업이익 429억 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매출액 1조2487억 원, 영업이익 429억 원) 보다 부진한 수치다.

하지만 현재 업계는 5월 들어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고무되고 있다. 한 양판점 관계자는 "예약판매 기간에는 주로 고급형 제품으로 판매가 이뤄진다"며 "보급형 제품이 쏟아지는 5월 이후 판매량 부족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에어컨업계 관계자는 "특히 5월은 성수기인데다 혼수시즌이기도 해 업계의 전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