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가 실적부진으로 신라호텔 면세점에서 사라지게 됐다.
8일 신라호텔 관계자는 "인천공항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신라면세점에 입점한 버버리 매장이 5월 중 나가는 것으로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버버리는 호텔신세라가 인천공항면세점 영업을 시작했던 지난 2008년 5월 2개의 단독매장을 운영해왔으나,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내국인 판매비중이 높았던 버버리는 영업 실적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인천공항 및 서울 장충동 면세점에서 월평균 100만 달러를 넘나들던 버버리 매출은 지난 해 상반기 이후 60만 달러 수준으로 급감, 호텔신라 내부의 '버버리 퇴출' 논의까지 이르게 됐다.
그러다 올 해 들어 경기회복 흐름에 버버리도 매출이 올라 퇴출은 없던 일로 되는 듯 했다. 그러나 호텔신라가 여전히 다른 명품 매출은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버버리 측에 수수료 외 별도의 부담을 요청, 버버리는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신라호텔 측은 공항 면세점 매장 철수만 요청했으나, 버버리 측에서 신라호텔 면세점도 철수하겠다는 뜻을 밝혀 상호간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협상은 계속해서 진행 중이라고 밝히며 "유통업계에서 매출 실적으로 인한 매장 변경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버버리가 나간 자리에 어떤 브랜드가 들어올 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 1분기 서울 시내 한 유명 백화점의 매출 실적에서 버버리는 경쟁사 루이비통 매출의 10%에도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소공동 롯데 면세점 10층의 중요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루이비통 매장은 방문한 이들이 넘쳐나고 있지만, 9층 화장품 및 이벤트 코너의 한켠에 위치하고 있는 버버리 매장은 직원들만 있는 대조적인 모습이 연출되고 있어 버버리 측의 고객 사로잡기 노력이 절실한 상태다.
버버리는 지난해 서울 세종로 동화면세점에서도 철수한 바 있다.
1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버버리는 전세계 48개 국가에 나가 있다. 한국은 버버리코리아로 2002년 3월 설립,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44개 소매매장과 19개의 버버리 칠드런 매장이 운영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