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종합]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15개월째 동결… 연 2.0%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정례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2.0%로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0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3.25%포인트 내린 후 15개월째 동결을 유지했다.

금통위의 금리 동결에는 최근 그리스 재정위기로 촉발된 유럽발 금융불안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통위는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에서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음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이 수시로 불안한 움직임을 나타낼 위험이 잠재하고 있다"며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유럽 국가를 제외한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 경제는 개선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의 4월중 비농업부문 취업자수는 29만 명 증가해 2006년 3월(30만4000명)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국내 경기의 회복세도 점차 뚜렷해지고 있어 향후 금리인상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통위는 "국내경기의 회복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3월중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장비 등 기계류를 중심으로 전월대비 3.7% 증가했다. 제조업 생산도 반도체 및 부품,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1.7% 증가했다. 특히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82.2%로 2004년 2월(82.6%)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고용도 크게 개선됐다. 4월중 취업자수는 전월대비 15만 명 늘어나 지난해 6월(20만 명) 이후 가장 크게 증가했다. 실업률도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한 3.7%를 기록했다.

다만 소매판매는 전월 중 설연휴에 따른 반사효과에 기상악화가 겹치면서 전월대비 1.3%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부동산·임대업 및 여가관련서비스 등이 줄어들면서 0.2% 감소했다.

4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전월(2.3%)보다 오름세가 확대됐다. 금통위는 "물가는 당분간 안정된 모습을 보이겠으나 경기회복으로 수요압력이 점차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해외 위험요인이 상존함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 시기는 예상보다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용희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수면위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최근 불거지던 빠른 출구전략의 시행이 다소 늦춰질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대두되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20개국(G20) 의장국으로서 국제공조를 주도해야 할 정부로서는 출구전략과 관련해서도 국제공조 기조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1년 넘게 기준금리를 2.0%로 동결하면서 줄곧 '국제공조'를 이유로 들었다.

G20 재무장관들이 지난 10일 그리스 재정위기와 관련해 20개국 공동보조를 통해 사태의 확산을 막겠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한 것도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외교노력이 덕분이라는 게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