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입찰경쟁률이 높은 물건들이 정작 낙찰가율은 평균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응찰자수가 늘어나면 낙찰가율이 높아지게 마련인데 최근 응찰자들이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 되자 ‘아니면 말고’식으로 낙찰가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써내고 있는 것이다.
13일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www.taein.co.kr)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현재(5월 12일)까지 1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한 30개 물건을 대상으로 낙찰가율을 조사한 결과 80.89%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서울지역아파트 낙찰가율 81.49%보다 0.64%p 낮은 수치다.
자료=디지털태인 |
이번에 1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한 물건들은 대부분 감정가격이 시세보다 높거나 감정가가 10억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들로 이미 2~3회 유찰된 물건들이다. 그렇다 보니 최저경매가가 감정가의 최대 절반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이 몰리며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달 12일 동부지법 1계에서 열린 경매에서 2회 유찰된 성동구 마장동 삼성아파트 전용 84.93㎡가 3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낙찰가는 감정가(4억 7,000만원)의 79.34%인 3억 7,289만원에 그쳤다. 입찰 당시 시세(국민은행 기준)가 4억 원선 인 것을 감안하면 최대한 보수적으로 응찰에 임한 셈이다.
지난 4일에는 강남구 도곡동 아이파크1차 전용 130.26㎡에 15명이 몰렸지만 낙찰가는 감정가(16억원)의 81.25%인 13억에 불과했다. 이 물건 역시 2회 유찰된 물건으로 시세(국민은행 기준 14억 5,000만원 선)보다 1억 5,000만원 가량 낮게 낙찰됐다.
한편 낙찰가율이 100%를 상회하는 고가낙찰물건의 입찰경쟁률은 5.08명으로 같은 기간 동안 서울아파트 입찰경쟁률(4.78명)을 0.3명 웃돌았다.
디지털태인 이정민 팀장은 “부동산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입찰자들이 해당 물건의 매도·매수호가를 철저히 분석해 ‘아니면 말고’식의 입찰에 응하고 있어 여러 번 유찰된 물건들의 낙찰가율이 낮게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