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은 있지만 건강에는 해롭다는 이미지 때문에 위축되고 있는 햄 시장에 새로운 승부수가 던져졌다. CJ제일제당은 최근 합성아질산나트륨과 L-글루타민산나트륨(MSG) 등 6가지 식품첨가물을 뺀 새로운 개념의 햄 브랜드 ‘프레시안 더(The) 건강한 햄’을 본격 출시했다.
국내 냉장햄 시장은 연간 7300억원대로, CJ와 롯데햄 양사가 시장을 리드하고 있으며 뒤를 이어 진주햄, 농협목우촌 등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조리가 간편하고 맛이 있어 간편한 밥 반찬으로 애용되지만, 제조과정에 들어가는 식품첨가물이 많아 ‘맛은 있어도 자녀에게 주기 꺼려지는 식품’으로 여겨지고 있는 사실이다. 매출액 기준으로 2008년 6930억원에서 2009년 7300억원으로 식육가공품 매출은 커졌지만 판매량 기준으로 보면 2008년 13만4000톤에서 2009년 13만1000톤으로 2.3% 역신장이 이뤄졌다. 판매가 인상 효과로 매출액 자체는 늘었으나 소비자들이 실제 소비하는 양은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CJ ‘프레시안 더(The) 건강한 햄’은 햄 시장의 정체양상을 타개하기 위해 CJ제일제당이 5년간의 R&D 끝에 전략적으로 출시한 제품이다. 합성아질산나트륨과 L-글루타민산나트륨(MSG), 전분, 합성착향료, 합성보존료, 에리쏘르빈산나트륨 6가지 첨가물을 완전히 빼고, 국내산 순돈육 함량을 90%로 높인 프리미엄 제품이다. 특히 의미가 있는 것은 합성아질산나트륨을 천연 식물성 소재인 샐러리에서 추출한 물질로 대체했다는 점이다. 합성아질산나트륨은 햄의 먹음직스러운 붉은 색깔을 내주는 발색제 역할은 물론 제품의 변질을 막고 유통기한을 늘려주는 보존제 역할을 동시에 하기 때문에 햄, 소시지 제품에서는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식품첨가물이다. 그러나 호흡기능악화 등을 유발한다는 논란이 있어 그 동안 시민단체 등을 위주로 ‘합성아질산나트륨 무첨가’ 제품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한편, 식품업계에서 ‘무첨가 제품’ 열풍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식품안전과 웰빙 열풍이 거세지면서, 가공식품에서 각종 식품첨가물 등을 제외하고 간단한 원재료로 만든 식품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오리온 ‘닥터유’ , 롯데제과 ‘마더스 핑거’ 등 프리미엄 과자들은 각종 식품첨가물을 제외해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과자’ 컨셉트로 과자업계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한 바 있으며, 떠먹는 요구르트(호상 발효유) 에서도 색소, 향료, 안정제 등을 쓰지 않은 프리미엄 제품 출시가 붐을 이루고 있다. ‘프레시안 더(The) 건강한 햄’ 출시로 육가공품 분야에서도 이런 무첨가 트렌드가 본격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의 이지현 사무처장은 “식품첨가물의 위해성을 들 때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가공식품이 육가공품인데, 어린 자녀들은 육가공품을 좋아해 건강을 염려하는 엄마들의 우려가 컸던 것이 사실”이라며 “무첨가 햄 제품 출시는 사회적으로 의미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녹색소비자연대의 이주홍 실장도 “육가공품에서도 식품첨가물을 뺀 제품이 나와 매우 반갑고, 앞으로도 신뢰할 수 있는 먹거리 문화를 CJ가 선도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