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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 People]정도언 일양약품 회장, ‘드링크는 옛말 신약으로 승부건다’

"십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다"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놀텍'을 시장에 내놓을 때 일양약품의 정도언 회장이 했던 말이다.

일양약품은 그동안 '원비디', '영비천'과 같은 드링크류를 제조해온 제약사로 알려졌지만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국내 14호 신약을 개발해 냈다. 지금은 세계적 신약 '글리벡'을 위협할 백혈병 치료제 개발을 앞두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13일 충청북도 음성군 금왕산업단지에서 백신공장 기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인플루엔자 백신공장 건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일양약품 백신공장은 오는 12월 완공을 목표로 8만 9256㎡ 대지에 연면적 1만 3361㎡ 규모로 연간 최대 6000만 도스의 백신 생산라인을 구축하게 된다. 이는 국내 제약사 순위를 일시에 바꾸기도 하며, 녹십자가 견제할 만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 회장은 지난해 원비디와 영비천 영업조직을 폐지해 버렸다. 회사 얼굴과도 같은 두 제품 영업부를 약국사업부에 흡수시킴으로써 ‘구시대’와 실질적로 완전히 결별한 셈이다. 10년 전 회사 매출에서 75%를 차지하던 일반의약품 대신 지금은 전문의약품이 60%로 주력 부문이 됐다.

정도언 회장은 창업주인 정형식 명예회장 뒤를 이어 2001년에 취임했다. 경영자적 마인드가 투철한 그는 ‘드링크로는 안 된다’는 신념으로 매출에 아랑곳하지 않고 신약개발에 계속해서 투자했다. 그리고 첫 신약으로 놀텍 개발에 성공했으며 백신 사업을 전두지휘하고 있다. 10년 이상 1400억원대에 묶여 있던 매출액이 지난해 처음으로 1500억원대 벽을 깼다.
그는 항궤양 치료제인 놀텍과 백혈병 치료제, 인플루엔자 백신사업을 거점으로 삼고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백신 사업에 주력하는 것은 “병이 나서 치료하는 것보다는 병이 안 나게 하는 게 우선”이라는 그의 생각 때문이다. 

충북 음성에 지어지고 있는 백신공장에서 일양약품은 독감백신 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원료인 백신전용란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세계 최대 백신전용란 생산업체인 미국 GEEP사가 국내 기업과 설립한 GEEP KOREA 등과 공급계약을 완료하고 고품질, 고효율의 유정란을 확보했고, 여기에 40~450억 원이 투입된다. 2010년 올해 말까지 완공해 내년 후반기에 백신이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백혈병 치료제는 표적항암제로 인도 태국 등지에서 국제 임상2상이 막바지 단계에 와 있다. 또한, 놀텍은 올해 매출 100억원을 넘기는 것이 목표다.  일양약품 백신공장이 완료되면 국내 신종플루 백신의 원활한 공급은 물론 해외 수출도 기대되고 있다. 그다음은 세계시장 진출이다.

정 회장은 현재 유수 다국적 제약사와 판권 이전 협상을 물밑에서 진행 중이다. 제품명 ‘놀텍’을 그대로 쓰고 완제품을 공급하는 조건으로 동남아ㆍ중동ㆍ남아메리카 등은 물론 미국ㆍ유럽시장에도 판로를 열 계획이다.

정 회장은 "신종플루 백신에 이어 계절 독감백신, 홍역백신, 간염백신, 조류독감 치료제, 세포치료제 등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예방 백신 포토폴리오를 확립해 예방의학 강국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