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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TV 드라마 ‘나쁜 남자’에서 나쁜남자 ‘건욱’ 역을 맡은 김남길(29)은 19일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 제목이 ‘나쁜 남자’이다 보니 왜 나쁜 남자인지, ‘비담’과 어떤 다른 점을 보여줘야할지 걱정”이라는 부담을 털어놓았다.
“‘선덕여왕’이 끝난 이후로 드라마는 당분간 안 하려고 했다”며 “‘비담’이라는 인물이 워낙 극중에서 잘 그려졌고 반응도 좋아서 ‘배우 생활을 하며 이렇게 좋은 캐릭터를 맡는 게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비담’을 깨고 벗어날 수 있는 역할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형적으로 ‘비담’과 다른 모습들이라도 보여주려고 했는데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부담감도 생기더라. 감독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편하게 생각하라’고 말했다.”
이런 고민에는 이유가 있다. ‘선덕여왕’중 ‘비담’과 이 드라마의 ‘건욱’이 모두 ‘나쁜 남자’이기 때문이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사랑도 내쳐버리는 치명적 카리스마를 지닌 남성 캐릭터가 그에게는 잘 어울린다. 그러나 순수한 사랑에서 야망으로 돌아선 ‘비담’과는 다르다. 이번에는 성공을 위해서는 사랑 따위는 필요 없다고 여기던 ‘건욱’이 ‘재인(한가인)’을 만나면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무척 야윈 김남길은 “살을 빼려고 했던 건 아닌데 ‘폭풍전야’ 찍으면서 살 뺀 것도 있고 해서 좀 빠진 것 같다. 오늘 새벽 5시에 라면 끓여 먹고 잤다”며 웃었다.
‘나쁜 남자’ 촬영 초반에는 탈장으로 고생하기도 했다. “탈장이 생긴 이후 장동건씨 결혼식이 있었다. 남의 좋은 결혼식에서 인상 쓰고 있기가 그래서 원래 안 가려고 했다. 가서 고생했다”며 결혼식 참석 뒷얘기도 전했다.
상대역 한가인(28)을 두고는 “캐스팅됐다는 소리를 듣고 기뻤다. 모든 남자배우들의 로망 아니냐”며 “그래도 유부녀라 어느 정도 거리감을 두게 된다. 나도 스캔들 나보고 싶다”고 농반진반 했다.
‘나쁜 남자’의 이형민 PD는 섬세한 연출로 유명하다. 김남길은 “‘선덕여왕’의 박홍균 감독이 그립다. 이 감독은 숨 막힐 정도로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쓴다”고 투덜거렸다.
입대설에 대해서는 “확정된 게 아무것도 없어서 아직 모른다”면서도 “이 드라마는 예전부터 준비해왔던 거라 촬영은 마무리하고 갈 것 같다”고 답했다. (사진=뉴시스)